

춘천의 대표 헌 책방인 ‘명문서점’이 65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지난 5월 문을 닫은데 이어 서점에서 눈을 감고 싶다던 홍복연(여·93) 대표가 지난 6일 영면에 들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춘천 효자동 팔호광장 인근에 자리한 ‘명문서점’의 출발은 1958년 한국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업수완이 좋았던 큰 남동생 홍승훈씨가 미군부대에서 헌 책을 받아 명동에서 노점상을 운영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고(故) 홍복연 대표도 동생의 요청에 고향인 경북 영주를 떠나 춘천에 터를 잡았다.
큰 남동생이 ‘경춘서점’과 ‘서울서점’을 열었고, 작은 남동생인 홍병훈씨는 ‘서울서점’을 인수, ‘학문사’를 운영했다. 홍 대표도 ‘명문서점’을 열었다.
1960년대 이들 서점에는 당시 청년이었던 고(故)이외수 작가, 한수산 작가도 많이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서점’도 신학기를 중심으로 큰 수익을 올리는 등 학생,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인터넷 거래가 활발해지고, 대형 브랜드 서점이 들어서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001년 ‘학문사’가 간판을 내렸고, 2018년에는 ‘경춘서점’이 팔렸다. ‘명문서점’ 또한 수익이 없는 날이 허다했지만 홍 대표는 매일 서점을 쓸고 닦았다.
아들 한용석(64)씨는 “어머니가 기억하는 젊은 날의 추억과 오래된 영광이 모두 서점에 있다”며 “건강이 나빠져도 서점에 대한 이웃들의 사랑을 잊지 못해 자리를 지키셨다”고 말했다. 명문서점은 매일같이 드나드는 주변 상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며 홍 대표는 가끔씩 안부를 묻는 50년 단골들의 향수를, 수집가들에게 보석이 될 수도 있는 책을 놓지 않았다. 한씨는 “어머니는 급속한 침체 속에서도 지역문화를 이끌어 온 서점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지난 5월2일 서점을 닫고, 두 달만에 안식에 드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애정과 아쉬움을 손님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헌신과 책임감으로 지역 서점을 지켜온 고인은 지난 8일 대전 현충원에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