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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112년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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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처리를 마치고 지광국사탑 부재 총 33개 중 31개 1일 원주 도착
당분간 부재 형태로 원주 법천사지 유전전시관에 전시…10일 환수식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귀향이었다. 고려시대 승탑의 백미로 꼽히는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이하 지광국사탑)'이 고향인 원주로 돌아왔다.

1일 오후 '112년의 기다림! 1,975㎞를 돌아서 귀향!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라는 현수막을 붙인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오자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삼삼오오 모여 지광국사탑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흥분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영진(66) 법천2리이장은 "지광국사탑이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고된 타향살이를 하던 탑을 다시 이곳에서 보기 위해 몇 년간 주민들과 환수운동을 벌였는데 바람을 이뤘다. 탑비처럼 탑도 드디어 법천리 주민이 됐다"며 감격에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차량 문이 열리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부재들을 지정된 위치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됐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이태종 학예연구사의 지휘 아래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자칫 부재들에 작은 충격이라도 가해질까 조심스러우면서도 꼼꼼한 움직임 속에 '동면 탑구석 하단'이 첫 번째로 유적전시관 내 자리를 잡자 바라보던 이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먼저 원주로 돌아온 부재는 총 33개 가운데 5년간 보존·복원이 완료된 31개다. 지붕돌인 옥개석과 몸돌인 탑신석은 가장 손상이 심했던 터라 아직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다.

지광국사탑의 귀향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문화재보호법 규정을 따르는 국유 석조문화재가 국내에서 제자리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로 되돌아온 최초의 국외 유출 환수문화재이기도 하다.

이태종 학예연구사는 "부재가 절반 이상 없어진 만큼 지광국사탑 보존·복원은 도전이었다"며 "국민이 많이 볼 수 있는 자리가 이곳이 아닐까 싶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을 임시 보관처로 지정하고 올 초부터 이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10일 오후 2시 환수식을 하고 부재들을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차순덕 원주시역사박물관장은 "내년에 나머지 2개 부재까지 모두 돌아오면 완벽한 탑을 시민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광국사탑 귀향이 남한강 폐사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1일 112년만에 고향인 원주에 돌아온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부재들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1일 112년만에 고향인 원주에 돌아온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부재들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1일 112년만에 고향인 원주에 돌아온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부재들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1일 112년만에 고향인 원주에 돌아온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부재들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1일 112년만에 고향인 원주에 돌아온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부재들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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