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벌집 제거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구급대원들은 여름철 하루 평균 119건 이상의 벌집 제거를 소화하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7일. 춘천소방서 신북119안전센터 대원 4명이 고탄리의 한 주택에서 벌집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대원들은 벌에 쏘이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나일론 원단에 특수 PVC 코팅된 보호복을 입은 뒤 끈을 꽉 조여 매고 벌집 제거에 나섰다. 통풍과 땀 배출이 불가능한 보호복을 입은 대원들은 사다리에 오를 때부터 비 오듯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김호영 소방교는 “오늘처럼 무더운 날에 두꺼운 보호복을 입으면 시야를 가릴 만큼 땀이 쏟아진다”며 “벌집 제거작업이 간단해 보여도 자칫 주민이나 대원들이 벌에 쏘이는 부상을 당할 수 있어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원들이 벌집 제거를 마치자마자 또다시 1.5㎞ 떨어진 주택에서 벌집 제거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6~8월)동안 접수된 벌집 제거 신고는 총 1만951건으로 하루 평균 119건씩 속출했다.

더욱이 지난달 16일 횡성군 우천면 하궁리에서 A(여·51)씨가 자신의 집 처마에 위치한 벌집에서 나온 말벌에 어깨를 쏘여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벌쏘임 사고도 잇따르며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재동 강원자치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지난해 한해동안 벌쏘임 사고의 7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 발생한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벌에 쏘이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쏘인 부위를 소독하고 얼음찜질 등의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