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기회발전특구, 특별자치도 발전 동력 돼야 한다

道 수요조사 결과 9개 시·군 도전 의사 밝혀
지방시대위원회 심의 거쳐 내년 상반기 지정
시너지 효과 극대화할 ‘강원형 특구'' 만들어야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혜택을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위한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비공식 수요조사에서는 도내 9개 시·군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을 받아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지역별 첫 기회발전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광역자치단체별로 한 곳씩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정 수준의 산업기반을 충족한 상태로 지역 전략산업 육성 및 기업 유치 정책을 얼마나 현실성 있게 수립할 수 있을지가 지정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는 지난 16일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기회발전특구 사전조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도는 이날 설명회를 기점으로 11월까지 시·군으로부터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위한 공식 제안서를 접수할 방침이다. 시·군 입장에서는 우선 치열한 내부 경쟁부터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플랫폼이다. 신청 대상은 국가사업단지, 일반산업단지, 도시첨단사업단지, 농공단지, 경제자유구역, 연구개발특구, 혁신도시, 기업도시, 지역혁신융복합단지, 시·도지사가 대규모 지방투자 기업과 협의해 정하는 지역 등이다. 지방에 대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세제 및 재정 지원, 규제특례, 정주여건 개선 등이 패키지로 지원될 예정이다. 수혜를 대폭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만큼 기업 유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수도권으로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사실상 기업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지자체 간 경쟁인 셈이다. 지자체들이 특구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기회발전특구는 지자체가 사업 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는 이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자체의 역량에 따라 정부 정책의 혜택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자체에게는 새로운 성장과 발전 동력을 확보하고 산업구조를 첨단화할 절호의 기회다. 또한 정부는 균형발전을, 이전 기업은 큰 폭의 인센티브를, 지자체는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대를 각각 챙길 수 있는 호재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정부의 특구 지정이다. 지역 전략산업을 키우고 경제성장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원형 기회발전특구 계획으로 특별자치도 시대의 경제 부흥을 이룰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특구 지정에 도전하는 시·군 간 과열 경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도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인구 정책은 아쉽지만 뼈아픈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4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부었건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인구 감소는 생산연령인구의 축소와 직결되고 성장 잠재력 둔화,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국가적 재앙이다. 그동안 진보·보수 정권을 거치며 수십 차례의 인구 대책이 쏟아졌지만 결국 포장지만 맞바꾼 ‘그 나물에 그 밥’이란 평가가 많았다.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따르지 않는 한 지금의 인구 정책은 ‘무난한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출산으로 강원지역이 처한 ‘마을 소멸’ 위기에 대해 인구 및 국토 문제 전문가들은 ‘급할수록 멀리 내다보는 전략’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최근 “거주인구를 늘리기 위한 지역의 정책은 더 이상 실현되기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체류인구 증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출생아 수가 1994년만 해도 72만명이었지만 2003년에는 49만명으로 급감해 청년 인구 늘리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폐광지역은 과거에서 벗어나 20~30년 뒤에도 살아남을 산업과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군 단위로 움직여서는 승산이 없고 권역으로 묶어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또 주목할 것이 있다. 강원자치도는 주민등록 중심의 정주인구 개념에서 생활 터전이나 유동인구를 기준으로 삼는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즉,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해 지원금(교부세) 산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보기술(IT) 강국답게 빅데이터를 이용해 1년 정도 시범 지역을 선정, 정교한 생활인구 측정 기법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새로운 도전에는 늘 잡음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인구감소지역의 고통을 덜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자는 취지인 만큼 강원자치도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한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의 대학과 산학 협력 체계를 구축해 청년층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교통거점지역을 개발해 주민들이 집중 거주하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별도로 관리해 도시 기능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소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인구와 공간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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