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곳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
1936년 잡지 '조광(朝光)'에 실린 이효석(1907~1942)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9월이 되면 마을 전체가 분주하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평창효석문화제’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3년을 쉬고도 지난해에는 메밀꽃이 피지 않아 또 한해 쉬었다. 4년만에 평창효석문화제가 8일부터 17일까지 소설가 이효석의 고향인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4년만에 열리는 효석문화제다보니 주최측이나 관광객 모두에게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올해는 이효석선생의 묘소까지 고향 봉평으로 돌아와 그 의미를 더한다.
또 하나 축제기간동안 평창의 보물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가 잇따라 열려 더욱 눈길을 모은다.
같은 기간 평창 산양삼축제도 봉평면 임산물클러스터 가공 유통센터에서 열린다.
효석문화제에서 평창의 아름다운 자연과 토속적인 먹거리를 즐겼다면 평창산양삼축제에서는 태고적부터 지녀온 평창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평창은 2014년 산림청의 산양삼특구로 지정된데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리적표시제를 받고 우수농산물로 지정된 국가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까지 인정한 청정임산물이다. 특히 평창은 조선시대때부터 봉표를 세우고 조선궁실에 공납하던 삼을 채취하던 곳으로 예부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곳이다. 산양삼축제 동안 산양삼축제위원회의 검수를 통과한 우수한 산양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으로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는 이들이 많다.
효석문화문화제가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봉평으로 들어서는 입구인 용평면 장평리 일원에서는 2023 평창농악축제가 펼쳐진다.
평창둔전평농악을 비롯해 전국의 농악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 흥을 돋우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청명한 가을 하늘따라 노란코스모스인 황화코스모스가 장관처럼 펼쳐진 장평의 진뚜루마중길을 걷는 것도 평창농악축제의 또하나의 묘미다.
마지막으로 22일부터 추석연휴기간 평창읍 제방길 81 평창백일홍축제장에서는 천만송이의 백일홍이 장관을 이루는 2023 평창백일홍축제도 열린다.
9월 한달내내 열리는 까닭에 축제와 함께 평창의 전통장을 즐겨보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 꿀팁이다.
평창장과 장평장은 5일과 10일, 봉평장은 2일과 7일, 대화장은 4일과 9일로 끝나는 날, 진부장은 3, 8일로 끝나는 날에 장이 열린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장돌뱅이 허생원이 달빛을 가로등삼아 봉평장에서 대화장으로 걸어갔듯이 축제를 즐기며 평창의 전통장을 구경하며 햇곡식과 햇과일을 사보는 것도 좋으리라.
메밀꽃과 코스모스, 과꽃, 백일홍…. 온갖 꽃이 피어난 평창의 9월은 아름답고 찬란하다. 9월 평창에서 꽃길만 걷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