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과 11일 각각 규모 6.3의 강진으로 주택 1천300여채가 파손되고 4천 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6분께 북위 34.67도 동경 62.15도 지점인 아프가니스탄 북서부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0㎞다.
이곳은 지난 7일과 11일 강진이 발생한 인구 190만명 도시 헤라트에서 33㎞ 떨어진 곳이다. 지난 7일 강진 이후 비슷한 지역에서 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일 발생한 규모 6.3의 강진과 잇단 여진으로 헤라트주에서는 1천400여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약 2만명이 지진 피해를 보았다.
아프간 재난 관리 당국은 이날 발생한 지진에 따른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헤라트 지역 병원의 의사 압둘 카딤 모하마디는 AFP 통신에 "지금까지 93명의 부상자와 1명의 사망자가 등록됐다"고 말했다.
헤라트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하미드 니자미(27)씨는 "헤라트 사람들은 당황하고 겁에 질려 있다"며 "그나마 사람들이 깨어있는 낮에 지진이 일어난 것이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는 이 지역에서 지진이 계속되면서 감옥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며 헤라트주와 인근 바기스주에서 528명 이상의 수감자를 석방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 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9일 기준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상황보고에 따르면 이 지진으로 2천445명이 숨지고 9천240명이 다쳤다.
2천 채에 가까운 주택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는 사망자를 1천여 명으로 집계했다.
울산 동구 서부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아프간 기여자 카리미 씨는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난 지진이라 사망자가 많은 데다, 피해자 중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들어서 더 걱정된다"며 "탈레반 정부가 집계한 것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안타까움 속에서도 아프간 기여자들 사이에서는 조국 동포들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인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진 피해 현장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11일부터 사흘간 모은 기부금 250만원을 13일 아프간 현지로 먼저 보냈다.
앞으로 기부금이 더 모이면 추가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아프간 강진 피해를 본 주민들을 돕기 위해 100만 달러(13억여원)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 구호금은 유엔인도지원조정실(UNOCHA)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모두 390여 명에 이르며, 탈레반 집권을 피해 2021년 8월 말 한국에 들어왔다.
이들 중 29가정 157명(약 40.2%)이 지난해 2월부터 울산 동구에 정착했다.
이후 일부가 타 시도로 이주해 지금은 23가정 137명이 울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