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조선왕조실록·의궤, 실질적 활용방안을 찾아야

9일부터 11일까지 ‘환지본처'' 대대적 기념행사
“문화콘텐츠화 전략·지역 축제 연계 등으로
청소년들이 역사의식 가질 수 있도록 해야”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이하 실록과 의궤)’의 실물이 드디어 9일 고향 평창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정부로부터 운영 예산(15억4,200만원) 확보와 함께 본격적으로 진행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평창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옛 왕조실록·의궤박물관)’으로의 오대산사고본 문화재 이관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서울을 중심에 둔 논리와 문화재보호법 등에 가로막혀 일본으로부터 반환을 받고도 실록과 의궤의 복제본(영인본)만을 품고 있어야 했던 평창 ‘왕조 실록·의궤박물관’의 대변신인 셈이다. 이날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실록과 의궤 환지본처(還至本處-제자리 돌아옴) 기념 행사는 전통 의식이 지닌 품위와 격식을 갖추고 우리 문화재 귀향(歸鄕)의 의미를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제가 실록과 의궤를 도쿄대학으로 가져간 것은 한국을 영원히 지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한민족 정신 수호의 핵심을 들여다본 것이다. 그러나 관동대지진 때 대부분이 소실됐고 불행 중 다행으로 대출돼 화재를 면한 것을 되찾아 왔다. 환수위원회 관계자들이 무수히 일본으로 건너가 기울인 노력은 눈물겨웠다. 월정사 등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은 실록과 의궤가 일제에 의해 약탈된 지 93년 만인 2006년 들불처럼 일어났다. 민간이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1965년 체결된 한일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을 통해 빼앗긴 문화재에 대한 주권이나 청구권이 박탈된 정부를 민간이 사실상 대신했기 때문이다. 그 결실이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역 문화재가 원래 있던 곳을 지키는 것이 자연스럽고 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중앙 중심의 문화는 도시 집중의 병폐와 획일적 문화를 양산해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의 성장을 방해한다. 문화의 분권과 다양화는 지방 문화의 격을 향상시키고 활성화함으로써 중앙과 지역을 상생하게 만든다.

실록과 의궤의 실물이 고향 평창으로 온 것을 계기로 지방의 문화는 더욱 창대하게 꽃피어야 한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실록과 의궤를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 즉, 문화콘텐츠화 전략, 지역축제 연계, VR·AR 기술을 이용한 체험 콘텐츠 개발 방안, 오대산사고의 활용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역사는 기억하는 대로 움직인다. 또 역사는 미래이며 생명의 뿌리이고 내일을 보는 오늘의 진실인 것이다. 청소년들이 실록과 의궤를 관람하면서 역사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보관처는 하나의 훈련장이 돼야 마땅하며 문화 강국의 힘을 세계 인류에 홍보해야 하는 장(場)이어야 한다. 청소년 교육은 시청각을 겸한 현장성인 것이다. 현장에서의 시청각 교육이 청소년의 감성과 이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