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무모한 도전의 끝…“다시 희망은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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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최정라 작가
오는 26일까지 강릉 소집 갤러리서 ‘비밀의 정원, 다시 만나다’

◇강릉 출신 최정라 작가가 오는 26일까지 강릉 소집 갤러리에서 ‘비밀의 정원,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절망의 땅에서 다시 희망은 싹튼다”

강릉 출신 최정라 작가가 오는 26일까지 강릉 소집 갤러리에서 ‘비밀의 정원,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그는 고향인 강릉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하던 중, 어느 날 꽃이 좋아 다시금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무모한 듯 보이지만, 마음 먹은 일에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화마가 할퀴고 간 강릉 옥계와 경포의 사계절을 돌아본 이야기를 전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길고 긴 겨울의 잿빛 땅에 연둣빛 물결이 일렁이며,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모든 과정을 눈과 마음에 담아 자수와 그림 등 2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여름-터리풀과 동고비, 박새’, ‘눈물’, ‘검은 숲’ 등 그의 작품에는 산불이 난 폐허에서 자생하는 꽃들과 나무가 담겨있다. 황폐해진 땅 위에서 모두가 좌절하던 그때, 자연의 선물인 꽃과 나무는 살아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뜨거운 화마로 인해 흘러내린 송진이 소나무의 눈물과도 같아 보이지만, 소나무는 젖 먹던 힘을 다해 본래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한다. 모두가 좌절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희망을 보는 것처럼 다시금 되살아나는 자연의 모습이 최 작가의 모습과 닮아있다.

더 나아가 그의 작품 ‘봄-노루귀’는 불탄 산에서 새싹을 틔우고 꽃잎을 펼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노루귀의 강렬함과 삶의 의지가 느껴져 눈길을 끈다. 최정라 작가는 “사라진 후에야 그 존재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러한 소중함을 다시 느끼며, 자신의 사계절을 돌아보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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