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캠핑족 ‘침묵의 살인마’ 일산화탄소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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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 화로 넣고 입구 막으니 1분만에 경보기 울려
10분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 1,999ppm 훌쩍 넘겨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50건 발생…8명 죽고 72명 부상
“경보기 설치와 환기 필수…안전수칙 준수해달라” 당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본부장:최민철)는 지난 24일 춘천소방서에서 일산화탄소(CO) 농도 측정 실험을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춘천소방서 주차장. 119구급대원들이 일산화탄소(CO) 농도 측정 실험을 위해 주차장 한 가운데에 텐트를 설치했다.

텐트 안에 숯이 담긴 화로를 넣고 입구를 막자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려댔다. 10분 후. 텐트 내부는 일산화탄소 농도가 가스 탐지기가 감지할 수 있는 최대치인 1,999ppm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일산화탄소 농도별 인체 영향’ 자료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800ppm 이상으로 오를 경우 두통, 메스꺼움, 구토 증세를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게 된다. 농도 1,600ppm 이상의 일산화탄소에 2시간 이상 노출되는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색과 향기가 없어 일산화탄소로 인한 캠핑족들의 인명피해가 해마다 속출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 9월까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집계된 강원자치도내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총 50건이다. 8명이 죽고 72명이 부상을 당했다.

실제 지난 9월24일 홍천군에서 텐트 내부에 숯 난로를 피운 야영객이 20여분만에 의식 저하 증세를 호소했다가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인제군에서도 지난 5월29일 일가족 4명이 텐트 안에 화로대로 불을 피웠다가 다음날 새벽 메스꺼움 등을 호소, 모두 병원에 이송됐다.

권혁범 강원자치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은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어 캠핑족 침묵의 살인마로 불린다”며 “겨울철 캠핑은 반드시 난로를 피워야하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와 주기적인 환기는 필수적이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본부장:최민철)는 지난 24일 춘천소방서에서 일산화탄소(CO) 농도 측정 실험을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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