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에는 한 바구니 가득 귤을 쌓아두고 먹는 행복도 느끼기 어려울 전망이다. 감귤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단감, 사과 등의 가격도 평년보다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월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60)씨는 최근 마트 과일 코너를 둘러보다 1.8㎏짜리 감귤 한 팩이 1만4,900원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고민하던 그는 결국 작은 용량의 5,000원짜리 제품을 선택했다. 이씨는 "지난해 겨울 1만원대에 3㎏짜리 귤 한 박스를 사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요즘엔 제철과일 사먹는 것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춘천 중앙시장에서 노지감귤(중품) 10개 가격은 3,41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2,900원)보다 17.6%, 평년(2,800원)대비 12.4% 비싼 가격이다. 강릉의 A유통업체에서도 귤(중품, 10개) 가격은 지난해 11월 2,660원에서 올해 2,990원으로 12.4% 높아졌다.
귤 가격 상승은 올해 다른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대체품으로 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사과, 단감 등 주요 과일류 가격은 여름철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4일 춘천 중앙시장에서 단감 10개는 1만3,800원에 거래됐다. 1년 전(1만원) 대비 38%나 비싸졌다. 사과는 10개에 2만6,600원으로 1년전(2만2,500원)보다 18.2%, 평년(2만1,875원)보다 21.6% 높았다.
멜론은 할인가 기준 1개에 1만4,990원으로 1년 전(1만990원), 평년(9,990원)에 비해 각각 36.3%, 49.9% 비쌌다.
춘천의 한 마트 과일구매담당자는 "올해 과일류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장마, 병해충 피해를 겪어 공급량이 많지 않았다"며 "대부분 품목 가격이 10~20% 올랐고 도매가도 많게는 2배 가까이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