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세상의 이치 화폭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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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출신 길마(吉馬) 이상서 화백의 삶 눈길
12월 5~11일. 강원 예술인 선양전서 작품세계 펼쳐

◇길마(吉馬) 이상서 화백이 29일 서울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길마산방(吉馬山房)'에서 오는 12월 5일 강원예술인선양전에서 전시할 작품인 '공룡능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풍경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다시 글이 되고, 글은 또 새로운 세상을 펼친다…."

양양군 손양면 출신 이상서(69) 화백의 한국화와 서예 작품을 만났을 때의 첫 감정이다.

오는 12월 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강원특별자치도민회관에서 개막하는 '2023 강원예술인 선양전-이상서 화백 작품전시회'를 앞두고 29일 이 화백의 작업실 '길마산방(吉馬山房)'을 찾았다. 화실은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친 수십점의 한국화와 서예 병풍 등으로 가득찼고, 하나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알려주듯 진한 묵향을 내뿜고 있었다.

한국화와 서예에서 모두 달인(達人)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독보적인 예술가로 자리잡은 이 화백은 "어릴적 생계를 위해 가족들이 다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도 내가 붓을 잡으면 아버지는 내게 아예 일을 시키지 않으셨다"며 미소지었다. 서화(書畵)에 남다른 관심과 재주를 보인 이 작가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의 선견지명이 지금의 이 화백을 있게 한 것이다.

결국, 미술가의 길을 선택한 이 화백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이어갔다.

한 벗 붓을 잡으면 작품을 마치기까지 화실을 나오지 않는다는 이 화백은 계절이 바뀔 때 붓을 내려놓으며 '서후여묵(글을 마치고 남은 먹:書後餘墨)'을 통해 소회를 남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글쓰기가 끝났다. 비로소 가을비가 쏟아지는 것을 알았다. 처마 앞에 까치가 지저귀니 좋은 벗이라도 오려나, 술 한 잔 받아 놓고 기다려 보리라(書了始知秋雨之覆盆不知時詹前有鵲語報喜知有好友來沾酒待之)". 전·예·해·행·초 한문 5체를 27년 만에 자신의 글씨체로 완성한 후 2019년 초서병풍 '서후여묵'에 남긴 글로 그 자체가 하나의 한시로 느껴진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한국화구상부문), 동아미술제 서예,문인화,한국화부문 입선 및 특선 등 수많은 수상은 당연한 결과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분과 초대작가이며,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화백은 "언제나 작품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세상의 올바른 이치를 전하고, 서로 사랑하게 한다는 마음으로 붓을 들고 있다"며 "남은 삶도 변함없이 선한 뜻을 품고 좋은 그림과 글을 전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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