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도, 출구도 안 보이는 불황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에 따른 서민 가계는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전기, 도시가스, 수도 등 일상적으로 내던 공공요금조차 납부하지 못해 체납액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도내 1만1,456가구가 전기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했다. 이들이 체납한 액수는 44억8,371만원이었다. 연말까지 한 달이 남았지만 벌써 지난해 전체 체납가구 수(9,903가구)를 15.7%, 체납액(37억3,720만원)을 20% 초과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큰 규모다. 팍팍한 살림에 이자 상환마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3분기(9월 말) 기준 도내 가계대출 연체율은 0.17%로 전년 동기(0.12%) 대비 0.0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13%에서 0.31%로 2배 이상 폭등했다.
불황이니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소비지수가 1년2개월째 하락하면서 내수 경제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과 건설 경기도 크게 악화돼 강원특별자치도 경제에 먹구름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10월 강원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도내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9.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우리 경제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한 컨설팅 업체는 이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로 진단하고 있다. 위기를 위기로 못 느끼는 게 가장 큰 위기다. 다시 성장 마인드로 무장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길을 찾아야 한다. 우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일자리는 삶의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로서, 자립기반을 제공하는 최고의 복지이기 때문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일자리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책에 추가해 새로운 정책과 방법이 필요하다. 먼저 일자리 창출의 기반이 되는 혁신적인 유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추세는 ‘헬시에이징 산업’과 같은 기회를 부여해 주고 있다. 이를 지역발전 계획과 연계해 산업으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실업률이 가장 높은 청년층의 창업을 유도해 실업 해소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지식 집합체인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치단체의 지원·장려 정책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타 지역보다 비중이 큰 농림수산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함께 과도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일자리 연결기능 강화를 통한 빈 일자리 채우기, 기존의 일자리가 소멸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