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아침 공기가 코끝을 매섭게 스치는 겨울이 다가왔다.
의회 생활에 이제는 봄, 가을 많은 행사와 업무를 통해 몸이 스스로 계절을 알아버렸다.
홍천군의회도 1년을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행정사무 감사를 진행했다.
규모가 적은 지방의회는 상임위원회가 따로 없으므로 전 사업 부서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장점은 전체적인 집행부를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업무의 양이 많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 또한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의원분들의 관심 분야에 따라 연구하고 연일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첫 번째 행정감사는 무척 긴장하고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준비기간도 길었고 과로가 겹치다 보니 잠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었다.
올해 두 번째 진행된 감사는 좀 더 유연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관심 분야는 전부터 준비하고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고 담당부서장과의 소통은 미리해 두는 여유까지 생긴 것을 보아서는 연륜이라는 것은 무시 못 한다는 말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올해는 예산이라는 중요한 사항의 모든 자치단체가 긴장하고 고민하고 있다. 국가의 재정이 어렵다고 하는 보도는 많지만, 일반 주민분들은 아직 피부로 못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집행부 업무 가까이 의회가 있다 보니 사업 예산 감소에 관하여 많은 이야기가 도는 것은 사실이고 사업축소에 관해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하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당황스러운 말이 나올 정도이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 정부의 조세와 예산정책의 실패에 있다.
기업과 자본가의 법인세, 부동산 보유세 등을 낮춰 줌으로써 덜 걷히게 된 59조 원의 세수 부족은 고스란히 서민들 고통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매우 열악하므로 중앙정부에서 내려주는 지방교부금을 비롯한 사업보조금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기획재정부의 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강원특별자도 대부분의 지자체는 재정 자립이 어려워 더욱 힘든 살림을 꾸려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에 관해서 중앙정부를 비판하고 따져 물을 단체장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세상은 경직된 사회로 변해버린 것은 아닌지 아쉽기만 하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예산 삭감의 기능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예산 삭감이 아닌 증액을 해서라도 경기부양에 필요한 정책은 과감하게 진행해야만 한다.
시장 경기부양에 관한 예산을 줄이면 민간 소비는 얼어붙게 되고 하위 40%의 서민은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기 때 주민들의 복지, 청년, 저소득층을 위한 사업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은 반드시 지켜달라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군수와 집행부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지방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대한 주민을 대변해서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
지방의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행정사무 감사의 악역을 이번에도 무사히 마쳤다. 평가는 주민들의 눈과 귀에서 이뤄지고 집행부에서 잘된 부분은 더욱 확대하고 시정을 요구한 부분은 변화된 사업을 통해 주민의 행복한 얼굴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처럼 찬 바람이 부는 저녁이면 삼삼오오 모여드는 국밥집 풍경이 떠오른다. 소주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 떠들썩한 자리에서 농담 섞인 수다의 잔치에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아내와 순댓국집에서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는 데이트를 신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