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얘 보이지? 꼬리가 가장 긴 애! 얘를 ‘시나’라고 부를거야, 그리고 조개 뒤에 숨어있어서 잘 안 보이는 쟤는 ‘히든’ 어때?”
이수현 作 시나와 히든
이수현 작가가 오는 17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시나와 히든(𝘚𝘐𝘕𝘈 & 𝘏𝘐𝘋𝘋𝘌𝘕)’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전시 제목인 ‘시나’와 ‘히든’은 이 작가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그는 의식의 흐름이 강박적으로 매달려 있는 이성보다는 신체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드로잉이라는 매체를 통해 감정의 정체를 드러내고 억압된 기억을 분출 시킨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이 작가가 직접 쓴 단편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200호의 캔버스 작품 1점과 500여점의 드로잉 작업, 10m짜리 드로잉 설치 작품,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 대한 시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물의 서사를 주인공으로 선택해 은유적인 방식으로 구성한 전작의 스타일을 뛰어 넘는 시도를 지속한다. 이를 통해 그간 완성시켜 놓았던 작업방식을 완전히 해체하며, 대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 그의 작품 ‘시나와 히든’ 역시 하나의 대상을 살펴 그리는 것이 아닌 여러 대상을 작품에 담아내며 작가 본인이 가진 기억의 바다를 항해한다. 시나와 히든을 통해 그는 자신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하며, 뒤섞여진 기억 속에서 고유성을 마주한다.
이수현 작가는 “나의 작업은 기억이다. 그 기억은 하나의 정해진 감정에 모여 각기 다른 경험이 조각조각 엮여 표현된다”며 “어제와 오늘의 기억, 그리고 미래의 기억될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나의 기억공간에 중첩돼 드러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