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신춘문예를 흘려보내고, 새해가 되면 습관처럼 찾아보던 당선작들도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느닷없이 헤어짐을 여전히 담담히 받아들이지 못한 여파는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나 역시 상대에게 예의를 갖춘 이별을 고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그 생각을 하고 나서야 몇 년 동안 철저히 외면했던 노트북을 다시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겨울이었고, 다시 신춘문예의 계절이었습니다. 한 달 정도의 시간밖에 없었지만 몇 년 만에 집중했고, 열중한 한 달이었습니다. 긴 동면에서 깨워주신 강원일보사와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현명한 진과 옥진 언니, 어려울 때마다 당신들의 조언에서 길을 찾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성훈 사장님, 작은 인연에 언제나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주야, 넌 꽤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 거야. 그리고 레오, 퀸, 윈터. 내 남은 모든 시간들이 너희들을 위해 잘 쓰였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글을 쓰고, 좋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