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2024]국경·언어 초월 'K-컬처'로 세계인 눈과 귀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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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간 숨 가빴던 ‘문화올림픽’

14일간 펼쳐졌던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그 속에는 선수들의 질주만큼 화려하게 빛났던 ‘문화 올림픽’이 있었다. 쉬지 않고 펼쳐졌던 경기만큼이나 숨 가쁘게 흘러갔던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을 돌아본다.

◇강원2024 K-culture 페스티벌 in 강릉 행사가 지난달 28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려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 사진은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해적’ 공연 모습.

■‘평화와 공존,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꼬집다’=강원2024 성공개최 프로그램으로 강릉과 평창 일대 4곳에서 전시가 진행됐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특별자치도, 강원문화재단이 함께한 ‘지구를 구하는 멋진 이야기들’은 주요 경기장인 평창과 강릉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강원 디지털 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평창에서는 ‘미래로 가는 디지털 강원’을 통해 강원문화유산에 디지털 예술을 곁들인 덕에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노진아 작가의 AI 기반 인터랙티브 조각 작품 ‘오로라(AI거북이)’는 강원2024 기간 평창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경포 해변에서 함께 열린 바닷가 갤러리 ‘지구를 지키는 공생의 강원’은 글로벌 이슈인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생물 다양성, 환경 문제 등을 다뤘다.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전시인 만큼 전시가 끝난 뒤 작품에 쓰인 프레임은 고철로 팔고, 남은 재료들은 작가들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두 전시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고자 애썼다. 먼저 제1전시실에서 열린 아르브뤼코리아 사회적협동조합의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는 각기 다른 모습을 가졌지만 더 나은 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발달장애작가들이 모여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화려한 색감을 선보이며 깊은 감동을 안겼다. 우리는 각기 다른 성장의 속도를 가졌고, 자신만의 별이 빛나는 순간은 모두 다르지만 세상에는 그 무엇도 아름답지 않은 별은 없음을 깨닫게 했다.

전 세계 발달장애 화가들이 모인 제2, 3전시실에서는 김근태 화백과 장애인, 오대륙친구들이 모여 ‘모여서 빛을 발하자’ 전시가 열렸다.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5대륙, 13개국이 참여한 전시는 순수한 영혼의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했다. 관객들은 다양성과 차이에 대해 자연스레 배우기도 했고, 희망과 극복의 메시지까지 담긴 예술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기도 했다. 게다가 오랜 기간 지적 장애 아동의 순수한 웃음을 작품에 담고 있는 김근태 화백의 눈은 점점 멀고 있지만, 경계를 허물기 위한 그의 붓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깨닫는 값진 시간이었다.

◇평창 대관령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미래로 가는 디지털 강원’ 전시

■올림픽의 밤 수놓은 예술의 향연=강원2024 대회 기간 강릉아트센터에서 펼쳐진 다채로운 무대는 대회에 열기를 더했다. 지난달 20일 꿈의 오케스트라 강릉의 ‘소망과 꿈을 모아서’가 강원2024 기념 공연의 막을 올렸다. ‘강릉 엔젤스 중창단’과 함께한 공연의 하모니는 강원2024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지난달 23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이 관객들을 만났다. 스트리트 댄스, 국악,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무대는 틀을 깨는 몸짓으로 전 세계 청소년의 열정에 불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선율은 올림픽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공연에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협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무대의 정적을 깨는 김 바이올리니스트의 독주는 청소년들의 꿈의 무대인 강원2024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국립합창단의 화음이 공연장을 메웠다. 합창단은 한국 가곡부터 팝송, 오페라, 뮤지컬에 이르는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문화예술의 서정을 전했다.

지난달 27일 국립오페라단의 아리아가 울려퍼졌다. ‘아이다’, ‘카르멘’, ‘투란도트’ 등 한번쯤 들어본 친숙한 곡들이 강릉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 어우러졌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의 ‘전통무용&전통연회’가 열렸다. 한복자락 끝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곡선은 한국 문화예술의 정수를 선보였다. 강릉아트센터의 마지막 무대는 지난달 31일 국립발레단이 장식했다. 발레단은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 ‘해적’을 해설과 함께 남녀노소 즐길 수 있도록 구성, 대회의 화려한 마무리를 알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The New Year, New Energy & New Generation’ 중 협연에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

■한국 문화의 저력 보여준 K-컬처 페스티벌과 거리공연=평창과 강릉에서는 ‘K-컬처 페스티벌’이 개최돼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달 27일 평창돔경기장에서 제2군단 태권도 시범단 공연을 시작으로 축제가 시작됐다. 팝핀현준·박애리의 무대와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하모나이즈 합창단의 공연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담았다. 이어진 김희재, 박군, 조명섭, 양지은, 홍지윤 등의 무대는 국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K-트로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강릉 하키센터에서 제로베이스원, 베베, 비비지, 다이나믹듀오 등이 축하 공연에 나섰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이 꾸미는 무대는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였다.

강원2024 대회 기간, 개최지 일대에서 이어진 거리공연은 매서운 겨울 한파를 녹였다. 강릉 하키센터 앞 특설무대와 정선 하이원스키 리조트 특설무대에서는 32팀의 청년 예술가가 펼치는 ‘청춘 마이크’ 공연이 펼쳐졌다. 강릉문화재단의 시민참여 문화공연 ‘강릉페스티벌’도 대회 기간 강릉 하키센터 앞에서 열려 22개의 시민예술팀이 관객들을 만났다. 연령도 성별도 다양한 시민 예술단체의 공연은 시민 문화 유산의 가치를 발굴했다.

◇강릉 하키센터 앞에서 열린 청춘 마이크 공연 중 ‘농부마술사’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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