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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혈세로 ELS 50억 투기…원금 절반 이상 날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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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문화재단, 농협·신한銀에 5회 걸쳐 50억 주가연계증권 투자
10억대 첫번째 계약 최근 만료, 손실률 -55%…절반 이상 날려
7월 계약 모두 끝나면 ‘감사 청구’…손실 30억까지 불어날 수도
혈세로 원금 미보장 투기, 세금으로 ‘돈놀음’ 비판·책임론 불가피

공공기관이 혈세로 주가연계증권(ELS)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오는 7월까지 해당 기관이 투자한 다수의 ELS 계약이 줄줄이 만료돼 손실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본보 취재 결과 강원문화재단은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농협과 신한은행을 통해 홍콩 H지수 ELS에 투자했다. 투자금은 10억원씩 5차례, 총 50억원에 달한다. 재단이 보유한 예금 등 총 기본재산 217억원 중 23%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기성 금융상품에 올인한 셈이다.

강원문화재단이 가입한 ELS의 만기는 모두 3년이다. 이중 농협을 통해 10억원에 가입한 상품이 지난달 말 가장 먼저 만기가 도래했다.

재단이 환급받은 금액은 4억4,300만원으로 수익률은 마이너스 55%였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재단이 신한은행을 통해 가입한 40억원 규모의 ELS가 4월과 5월, 6월, 7월 차례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만기가 지나야 환급액이 확정되지만 홍콩지수의 반등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50% 이상의 손실률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문화재단의 손실액은 최대 3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원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예금을 활용해 ELS에 꾸준히 투자해왔으며 2020년까지 9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 이로인해 2021년 ELS 투자 규모를 50억원대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1년 이후 홍콩지수의 급락으로 결국 수익의 2~3배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공공기관이 원금조차 보장되지 않아 리스크가 큰 투기성 상품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도민 혈세로 ‘돈놀이’를 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오는 7월 최종 손실액이 확정되면 3년 전 투자 결정 배경을 두고 책임론과 법적 분쟁 또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강원문화재단 관계자는 “7월 모든 ELS 계약이 종료되면 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에 감사청구를 할 계획"이라며 "3년 전 투자 결정 당시 재단에 큰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 명백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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