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폐업한 가게로 전락한 ‘청년몰’

도내 총 81곳 중 42% 해당하는 34곳 '폐업'
올해 공모 신청자 1명 불과 "시군 관리 절실"

◇최근 찾은 춘천 육림고개 청년몰에 폐업을 알리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에 청년창업공간을 만들어 시장과 청년을 함께 살리겠다는 취지로 강원특별자치도에 조성한 청년몰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전통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총 81곳 중 42%에 해당하는 3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춘천 10곳, 원주 9곳, 속초 8곳, 삼척 6곳, 동해 1곳 등이다.

청년몰 지원사업을 통해 부활했던 춘천 육림고개 일원. ‘상가 임대’ 현수막을 붙인 빈 점포가 곳곳에 있었고 운영 중인 점포도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함선주(24·화천 간동면)씨는 “코로나19 시절에도 어려웠지만 그때보다 지금 경영난이 더 심각하다”며 “임대료가 부담스러워 점포를 나누고 옆가게 주인과 같이 나눠서 부담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육림고개 청년몰에 손님이 몰리자 임대료가 올라가고 이로인해 청년 상인들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함께 상경기 침체 장기화가 청년몰 폐업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삼척시 중앙시장 청년몰에서 카페를 5년째 운영 중인 김택곤(39·삼척 남양동)씨는 “물가가 상승해 재료 사기가 겁날 정도”라며 “최근에는 금리도 높아져 빚 갚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속초시 청년몰 '갯배ST'의 경우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화재가 발생한 뒤 모두 폐업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년몰을 새롭게 창업하려는 지원자도 거의 없다. 춘천·삼척·동해 3개 지역이 올해 청년지원사업을 공모했지만 신청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이승구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사업부지에 맞는 환경조성이 우선”이라며 “각 지자체의 주기적인 시장관리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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