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휴가철을 앞두고 강원지역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함께 사육주기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이 맞물리며 육류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철원군 갈말읍 소재 한 양돈농장에서 ASF 양성이 확인(본보 지난 23일자 5면 보도)됐다. 도내 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으로, 확진 농가에서는 역학조사와 함께 살처분이 실시됐다.
중수본은 이번 ASF 발생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입장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이번 ASF 발생으로 살처분되는 돼지는 전체 사육마릿수의 0.01% 수준"이라며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감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2022년 ASF 발생 당시에도 방역당국은 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도내 돼지고기 가격은 ASF 발생 시점을 기점으로 4월부터 7월까지 15% 이상 치솟기도 했다.
문제는 가정의 달 연휴 이후 삼겹살을 비롯한 도내 고기 가격이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도내 삼겹살 평균 가격은 100g당 2,418원으로, 3주 전인 지난 4일(2,168원)보다 8.3%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은 전월대비 5.3% 오르며 전체 축산물 상승분(1.6%)을 3.3배 웃돌았다.
돼지 사육주기 상 여름철 공급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모돈 감소에 따라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년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평균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년(1,199만9,000마리)대비 1% 감소한 1,188만마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가격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춘천지역 한 중대형마트 관계자는 "6월 말부터 8월까지는 돼지고기 판매량이 연중 최고로 치솟는 시기"라며 "수요 집중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물량 수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