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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포천~철원 고속도로, 지역 미래를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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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

철원군은 그동안 군사도시로, 수도권에서 가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했다. 그리고 전체 행정면적의 약 98%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적용을 받아 현실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철원군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 기존 안보관광 위주에서 벗어나 자연환경, 문화, 체험 레저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021년 개장한 철원한탄강주상절리길, 가을과 겨울시즌에 운영되는 한탄강 물윗길, 사진 찍기 좋은 고석정꽃밭 등 다양한 관광지가 들어서며 연간 700만명 이상이 철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방문객의 증가는 매력 있는 관광지 개발사업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2017년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전의 철원군을 방문했던 시간에 비해 훨씬 편해지고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할 때 여러 도시 중 중심도시가 있고, 그 도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도시로 구분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를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의해서 중심도시를 교통정비지역, 중심도시의 영향권을 교통권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강원도 18개 시·군 중 유일하게 철원군은 경기도 포천군(교통정비지역)의 교통권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실제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용하는 국가교통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철원군에서 외부지역으로 이동 시 강원도로의 이동보다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2.5배 이상, 특히 출근 목적의 통행은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위와 같은 여건을 감안할 때, 기존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연장해 포천~철원 고속도로를 추진하는 것은 지역 여건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추진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인접 지자체인 포천시는 중북부 지역의 개발을 위해 포천~철원 고속도로 연장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며 정부에서도 이미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제시되는 등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어려운 영향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므로 포천~철원 고속도로가 잘 추진되기 위해서는 다음 2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의 대응이다.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개편 이후 비수도권 사업에 호의적인 결과가 도출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역 사업에게 경제성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편익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비용이 저렴한 노선대를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경제성 이외에 정책성 분석에서의 어필을 통해 해당 사업이 철원군에 왜 필요한지, 어떠한 효과가 기대되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내부 구성원의 갈등 해소다. 고속도로나 철도 사업이 진행되면 IC 및 역사 위치로 인해 지역 내부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특정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전국 공통의 현상이다. 갈등 발생은 필연이지만, 갈등이 외부로 크게 돌출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리더들의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 내부 갈등이 없다고 사업이 반드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정된 사업 중 내부 갈등이 크게 분출되었던 사업은 없기 때문이다.

도시의 발전에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외부와의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외부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가 도시발전에 기여한 사례는 많다. 모쪼록 포천~철원 고속도로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단순한 지역균형발전 차원이 아닌 철원군이 수도권 강원시대의 한 축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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