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8시26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부근 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여진은 오전 9시 기준 3건이다. 이번 지진은 진앙 반경 80㎞ 이내에선 1978년 현대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했다. 역대 남한에서 발생한 지역 지진 중 6위에 해당한다. 해역을 포함한 전체 규모로는 15위에 올랐다. 내륙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일어난 것은 2018년 2월11일 포항(규모 4.6) 이후 약 6년 만이다. 진앙에서 가까운 김제와 부안, 정읍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꼈으며 강원과 대구, 부산, 서울, 울산도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은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한반도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지진이 잦아지는 추세다. 예사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내륙에서 수년 내에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진은 1980년대 한 해 평균 15.7회 발생했으나 갈수록 그 빈도가 늘어나면서 고강도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기상청 집계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해 보면 도내의 경우 2020년 45건, 2021년 46건, 2022년 49건, 2023년 113건이었으며 동해안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2023년 동해안 인근 지역에서 관측된 지진은 84회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일어난 51회보다도 많았다. 이 중 진도 2 이상은 20회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집계된 13건의 약 1.5배를 기록했다.
이제는 한반도 강진의 가능성에 대해 우리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당하고 나서 허둥대지 말고 미리미리 대응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지진에 대비해 안전망을 확충하고 투자도 지속적으로 해 왔지만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우선 건물과 다리 및 도로 등의 내진 설계를 꼼꼼하게 살피고 건축물 내진설계법의 미비점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주요 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진해일 안전 사각지대가 없는지 재점검하고 긴급 대피소와 경보 시스템 등 시설들도 확인해야 한다. 산업단지·발전 시설 등에 대한 안전 강화 조치도 필요하다. 당국도 유사시에 대비해 빠른 경보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국민들 또한 대피요령을 평소 잘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안일한 대처는 언제나 큰 재앙을 초래한다. 한반도 주변의 잦은 지진을 안전 경고음으로 여기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