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세진 광산진폐권익연대 회장은 19세에 광부가 됐다. 정선 사북광업소에서 광부 생활을 시작한 구 회장. 30여 년간 광부로 살아온 그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진폐 13급 판정을 받았다. 광부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료로서, 구 회장은 선탄부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창립된 광산진폐권익연대는 4,2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전국에서 가장 큰 진폐 협회다. ‘진폐재해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모토로 내걸아 진폐기초연금 인상, 진폐재해 하향 판정자 구제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광산진폐권익연대 조차도 강원지역 선탄부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세진 회장은 “대한민국 전체 광부 중 2~3%가 선탄부일 것이라고 산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는 아니다”라며 “당사자가 직접 진폐협회를 찾아오지 않는 이상 선탄부를 찾아낼 방법이 거의 없는데, 다수의 선탄부들은 광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기 때문에 당시의 기억을 드러내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완전 폐광을 앞두고 이미 많은 선탄부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며 광산진폐권익연대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구 회장은 “광산진폐권익연대를 비롯한 진폐협회를 찾아오는 선탄부들 대부분이 80대 안팎의 고령층”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다수의 선탄부들은 지원 사각지대에서 진폐증으로 고통 받고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특집 보도를 시발점으로 도내 진폐협회들이 지역별 선탄부 수를 전수조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한 명의 선탄부라도 더 남은 시점에, 정확한 인명 파악 및 지원 방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