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광부엄마]“생존 선탄부 고령에 건강악화…전수조사 시급”

(7-1)구세진 광산진폐권익연대 회장
“광부 3% 가량 선탄부…대부분 지원 사각지대”

◇1992년 9월25일 정선 정동탄광 매몰사고 당시 광부의 부인과 가족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광산사고로 남편을 잃은 부인 대부분은 여성광부 선탄부로 광업소에 취업했다. 강원일보DB

구세진 광산진폐권익연대 회장은 19세에 광부가 됐다. 정선 사북광업소에서 광부 생활을 시작한 구 회장. 30여 년간 광부로 살아온 그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진폐 13급 판정을 받았다. 광부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료로서, 구 회장은 선탄부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창립된 광산진폐권익연대는 4,2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전국에서 가장 큰 진폐 협회다. ‘진폐재해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모토로 내걸아 진폐기초연금 인상, 진폐재해 하향 판정자 구제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광산진폐권익연대 조차도 강원지역 선탄부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세진 (사)광산진폐권익연대 회장이 취재진을 만나 “한 명의 선탄부라도 더 남은 시점에, 정확한 인명 파악 및 지원 방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선=신세희기자

구세진 회장은 “대한민국 전체 광부 중 2~3%가 선탄부일 것이라고 산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는 아니다”라며 “당사자가 직접 진폐협회를 찾아오지 않는 이상 선탄부를 찾아낼 방법이 거의 없는데, 다수의 선탄부들은 광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기 때문에 당시의 기억을 드러내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완전 폐광을 앞두고 이미 많은 선탄부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며 광산진폐권익연대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구 회장은 “광산진폐권익연대를 비롯한 진폐협회를 찾아오는 선탄부들 대부분이 80대 안팎의 고령층”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다수의 선탄부들은 지원 사각지대에서 진폐증으로 고통 받고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특집 보도를 시발점으로 도내 진폐협회들이 지역별 선탄부 수를 전수조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한 명의 선탄부라도 더 남은 시점에, 정확한 인명 파악 및 지원 방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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