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광노동자 인권 수호에 앞장서 온 정선 ‘광부 시인’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광산진폐권익연대 사무국장)은 선탄장을 ‘지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선탄부가 남성 광부와 동등한 노동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십년 간 분진에 노출된 탄광노동자들은 기침과 가래로 호흡이 힘든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폐가 굳어지는 ‘진폐증’ 등에 시달린다. 성 소장은 선탄부는 남성 광부에 비해 산재 인정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 소장은 “선탄부들은 갱 내부만큼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만성폐쇄성질환 장해등급 인정 기준은 남성광부 보다 까다롭다”며 “남성은 탄광 근무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장해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여성은 20년 이상의 근무해야 한다”고 제도의 모순을 설명했다.

노동운동가이자 3선 도의원으로, 탄광문학가로 진폐 제도 개선 투쟁에 앞장서 온 성희직 소장은 지난 2022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진폐판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폐 판정 피해자 구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 소장은 “근로복지공단 소속 병원에서 진폐장해 13급 소견을 받아도 진폐심사회의가 ‘무장해’로 판정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2022년 당시 20여 명의 피해자를 구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우려했다.
성 소장은 선탄부에 대한 산재기준 재설정 및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폐 판정서 ‘의증’으로 분류된 선탄부들은 1년이 지나야 다시 정밀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 고령자들에게 너무도 긴 시간”이라며 “진폐 장해판정 문제 개선, 만성폐쇄성폐질환 장해등급의 세분화 등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의 막장에서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불치병을 얻은 선탄부들의 억울함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