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1천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40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갈취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튜버 사건이 수원지검으로 이송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2부(정현승 부장검사)는 15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유명 유튜버의 공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등 2곳의 검찰청에 사건을 우리 청으로 이송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0일 쯔양이 유튜버 구제역·카라큘라(이세욱)·전국진 등 이른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렉카 연합'으로부터 술집에서 일했다는 과거 등을 빌미로 협박당해 돈을 갈취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 레커(사회적 관심이 쏠린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들을 이르는 표현) 유튜버들이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이버 레커 중 한명으로 지목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은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5천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돼 수사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쯔양은 지난 11일 새벽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쯔양은 전 남자친구에게 4년간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 남자친구가 일하던 업소에서 일했고, 방송에 따른 정산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최소 40억원을 뜯겼다고도 털어놨다.
영상에서 쯔양은 한숨과 함께 "제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했다. 당시 남자친구 A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며 "지옥같은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쯔양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남자친구와 헤어지려 했었는데 저를 찍은 (불법 촬영) 동영상이 있어 이를 가지고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헤어지지 못했다"라며 "우산이나 둔탁한 물건으로 맞는 등 그런 폭력적인 일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일하는 곳으로 데려가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앉아서 술 따르는 일을 잠깐 했었다"라며 "주변에 협박당한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당시 그 일로 벌었던 돈도 전부 가져갔다.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하고 싶다고 하면 폭력을 쓰면서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이야기해 더 대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쯔양이 먹방을 시작한 것에 대해 "하루에 두 번씩은 맞았다"라며 "'어떻게 돈을 벌어다 줄 거냐'고 하길래 예전부터 하고 싶던 방송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송으로 돈을 좀 벌었으나 돈을 전부 (A씨가) 가져가 치킨을 시켜 먹을 돈이 없었다"라며 "방송이 커져 잘 되니 소속사를 만들고 수익을 7(A씨)대 3(쯔양)으로 나누는 부당한 계약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이른바 '뒷광고'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던 데 대해선 "광고 수익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욕을 먹으니 (방송을) 그만두게 시켰고, 여론이 좋아지니 복귀하라고 했다"라며 "복귀할 마음이 정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로세로연구소가 방송한 내용에 대해선 "과거가 수치스러워서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길 바라며 반항을 하지 못했다. 직원들도 2년 전부터 이런 내용을 알았다"라며 "그러다 그분이 주변에 욕도 많이 하고 과장되게 말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뜯겼고 2억 원 정도를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돈을 다 줄 테니 떠나달라고 부탁했으나 성에 안 찬다는 답변을 받았다. 4년 내내 방송을 하게 된 건 본인 덕분이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가족이나 직원에 대한 협박이 이어지고 유튜버들에게 없던 일까지 만들어 제보하면서 (A씨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쯔양의 이같은 폭로로 논란이 일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11일 열린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류희림 위원장은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받는 한 유튜버를 거론하면서 "쯔양을 협박하고 갈취했다는 유튜버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도 방심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1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유튜버 구제역은 쯔양에게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먼저 부탁한 건 쯔양 측이었고,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유튜브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광고용역계약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고, 이에 대한 수익 또한 검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쯔양이 여론조작의 희생양이라며 "라임사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주범이 대한민국 최고 학부 인사들과 벌인 카르텔을 알고 있는 저를 입막음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이버 렉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저는 사이버 렉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렉카라고 부른다면 저는 사이버 렉카가 맞다"며 "앞으로 비난을 받지 않도록 성실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도 마찬가지고 익명 렉카들의 책임 없는 폭로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달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제역은 지난 1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황금폰'이라 불리는 1년간의 음성 녹취가 전부 포함된 휴대전화를 15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제 발로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는 유튜버 4~5명이 구제역의 출석 길을 생중계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들은 "쯔양에게 5천5백만원을 언제 돌려줄거냐", "억울한 사람을 구제한다면서 왜 이용했냐"며 구제역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구제역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사 안 종합민원실로 향해 쯔양과 계약을 맺기까지 있었던 모든 음성 통화 녹취, 카카오톡 내역 등이 있는 휴대전화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이 소환을 요청한 적 없어 별도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제역은 "쯔양에 대한 폭로를 막기 위해 이중 스파이를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 유튜버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5건을 수사 중"이라며 "실체를 밝혀 일괄적인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