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각 지자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 결과가 심통치 않은게 현실이다. 동네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지는 오래됐고 노인의 인구비율은 점점 늘어나 마을이 늙어가고 있다. 다른 시선으로 보면 지역에 일할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에 지역은 계속 정체돼 있거나 쇠락해 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생활인구’란 용어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생활인구’는 우리나라보다 지역소멸 문제를 먼저 직면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던 일본에서 시행한 지역 활성화 정책에서 파생돼 나온 단어 ‘관계인구’를 모티브로 한다. 관계인구는 ‘특정 지역에 완전히 이주·정착하지는 않았지만 정기·비정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일본은 지역 인구 저밀도화와 생산연령인구 대폭 감소 등 지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인구 제도를 추진했다. 나아가 해결 방안으로 지역 외부 인재를 지역에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로부터의 이주·교류 등 인구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고향과 관계 속에서 지역이나 지역 사람들과 다양하게 관계하는 사람인 관계인구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계인구는 지역 내 뿌리가 있는 근거리 거주자, 지역 내 뿌리가 있는 원거리 거주자, 지역을 오가는 사람, 과거에 근무·거주 등 무엇이든 관계가 있는 사람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일본의 관계인구제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생활인구 정책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이렇듯 소멸위기에 놓인 각 지자체는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모든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역시 인구정책의 고육지책이지만 이 또한 어떠한가? 우리 동네를 지킬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럼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문화예술 및 관광분야에서 수도권 주민들의 욕구 와 트렌드를 우선 파악해 정책에 녹여야 한다.
어느 작은 지자체가 문화예술마케팅을 통해 음악 관계 인구 유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있어 유심히 들여다봤다. 이 지자체는 수도권 지자체와 문화교류 협약을 맺고 수도권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지역 특색에 맞게 파악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도권 주민들이 지역과 주기적인 관계를 맺고 상주하며 교류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관광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는 관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요즘 관광트렌드는 어떻게 될까? 최근 자료를 보면 3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크린투어리즘, 두 번째는 홀로 여행, 마지막은 슬로우 트래블 즉 느린 여행이다.
이 세 가지 관광트렌드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세 가지 관광 트렌드를 지역 실정에 맞게 접목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여기에 워케이션 사업이 합쳐지면 생활인구 늘리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은 경쟁의 시대다. 각 지자체별로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는 타 지자체보다 빠른 주민들의 욕구와 트렌드 파악만이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 남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