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환수위원회를 선양회 체제로 전환하고 선양회 이사장이라는 새로운 소임을 맡은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은 최근 강원특별자치도·평창군·선양회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본격적인 실록·의궤의 선양사업에 시동을 거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퇴우 정념스님을 만나 제자리 찾기 운동에 대한 소회와 선양회의 향후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물었다.
◇지난해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가 돌아왔다. 소회가 있으시다면
“2006년부터 진행된 제자리찾기 운동을 통해 (실록과 의궤가) 국내에 돌아오게 됐고, 이어진 ‘환지본처’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의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고향에 봉안된 것은 단순히 반환운동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불교계는 물론 강원도민의 발원으로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더없이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저로서는 실록을 수호해왔던 수호총섭으로서 시대 정신을 계승하고 구현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감격스럽기도 하다.”
◇올 3월 환수위 체제를 선양회로 전환하셨다. 선양회의 향후 역할이 궁금하다
“앞으로 (오대산사고본)실록과 의궤가 우리 모두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서 또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했던 도민들의 열정을 잘 모아서 실록·의궤가 명실상부한 강원도 대표 문화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창군도 실록과 의궤를 중심으로 한 기록문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도록 선양회를 중심으로 선양사업을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사업, 교육과 홍보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선양회 이끌어 나가면서 관심을 가질 분야는
“다양한 방식과 관점 속에서 다양한 일들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해석해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체험관 건립이 필요하다. 체험관이 잘 건립된다면 우리 국민, 그 가운데 국내외 청소년들에게 교육적으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철저한 고증과 IT 기술을 접목해 쉽게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그 핵심이다. 역사의 산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양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갔으면 한다.”
◇환수위에서 선양회로의 전환이라는 특수성도 있는 것 같다
“환수위가 실록과 의궤의 환지본처를 위한 여정을 함께 했다면 선양회는 이를 평창군과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교육 등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두 단체가 역사의식을 공유하고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향후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미래 세대가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나라들 간에 문화적 교류를 잇는 매개체로서 국격을 높이는 역할들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민들에 한말씀 부탁드린다
“민·관·군이 함께 지켜온 ‘실록 수호’의 정신 그것이 오늘날 환지본처를 통해 원래의 자리인 오대산까지 (실록과 의궤가) 돌아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그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선양회를 중심으로 도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이 귀중한 문화유산이 명실공히 우리 도민의 마음을 모아내는 그런 역할과 함께 강원도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다양한 가치를 재창출하는 원천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