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 21일 이틀간 최대 386㎜의 기록적인 초가을 폭우가 쏟아진 강원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0일부터 21일까지 속초 설악동 386㎜, 양양 253.5㎜, 강릉 성산 210㎜, 동해 달방댐 193㎜, 삼척 도계 158㎜, 철원 외촌·정선 사북 153㎜, 태백 146.6㎜, 영월 상동 129.9㎜, 인제 신남 125㎜, 평창 면온 120㎜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23일 새벽까지 영동지역에 40㎜ 가량의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도로 잠기고 농작물 쓰러지는 등 호우 피해 속출=지난 21일 삼척 월천교 임시도로 일부 구간이 급격히 불어난 물에 유실됐다. 같은 날 양양군에서는 5㏊ 규모의 논에서 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나무 전도와 빗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21일 강릉시 지변동 강릉원주대 건물 인근에서 나무가 넘어졌고, 이에 앞서 20일에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상남3터널에서 모닝 차량이 구조물을 들이받아 B(여·24)씨가 오른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화천댐과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등 한강수계 댐 4곳의 수문을 열고 초당 380∼1,300톤의 물을 쏟아냈다. 최근 가뭄으로 바닥을 보이다 수위를 회복했던 강릉 오봉댐도 수문을 개방하고 방류에 나섰다. 강릉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부터 21일 오후 4시까지 총 51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자체 피해 예방 총력 대응=강원자치도는 계속되는 폭우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고자 지난 20일 오후 3시10분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운영, 비상근무자 총 1,471명을 배치했다. 도로·교량·주차장·산책로·캠핑장·여객선 항로·국립공원 탐방로 101곳과 항만·어항·소규모 항포구 방파제 73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또 소형 어선 2,798척을 육지로 인양하고 피항시켰다. 재대본은 지난 21일 오후 5시부로 해제됐다.
■일주일 사이 폭염, 폭우, 기온 뚝…불쑥 찾아온 가을=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추석연휴 기간에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추석 아닌 하석’이라는 말까지 나왔으나 연휴 이후 첫 주말 가을 폭우가 쏟아지며 아침 기온까지 뚝 떨어졌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21일 사이 폭우로 속초 설악동에 내린 386㎜의 강수량 외에 시간당 29.7㎜를 기록한 정선이 9월 1시간 최다 강수량 극값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또 속초 50.5㎜, 강릉 25.2㎜, 원주 10.2㎜로 짧은 시간 동안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9월 폭염과 폭우가 이어진 셈이다. 21일 오후부터는 도내 낮 최고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내려갔고 23일부터는 일교차가 13도까지 벌어지는 등 가을이 불쑥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