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오는 16일 예정된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독대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시급한 정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대통령께서 한 대표와 독대 필요성에 대한 참모들의 건의를 며칠 전 수용했다"며 "한 대표가 현재 재보선 지원 유세로 바쁜 만큼 선거 이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단둘이 만나 주요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은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이를 연결고리로 삼은 야당의 탄핵소추 언급으로 여권 내부에서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야당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김 여사 문제를 정국의 핵으로 부각하려 총공세를 펴는 데 대한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잠정 중단'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건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근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관련 의혹들이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만이라도 김 여사가 외부 활동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 대표 역시 전날 부산 방문에서 김 여사의 외부 활동 자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의과대학 증원을 위시한 정부의 의료 개혁 추진에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벌어진 의정 갈등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결과가 여권 전체의 정국 대응 전략과 당정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주당의 특검 파상 공세에 전향적인 해법을 마련해 단일대오로 대응해 나가기로 한다면 당정관계에 일대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어렵게 성사된 독대가 '빈손'으로 귀결될 경우 당정 관계 회복을 위한 '마지막 카드'조차 무위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