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강원도 가치를 높이자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강원도 최대 자산은 산림이다. 산림 가치를 높여서 강원도 가치를 높이자. 42년 만에 설악산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강원도 곳곳의 수려한 산에 케이블카를 만드는 것은 강원도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왜 그럴까?

승강기가 없는 20층 아파트를 상상해 보자. 아마도 1층이 1억원이면, 20층은 1,000만원 수준일 것이다. 매번 20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니, 건장한 청년만이 승강기가 없는 20층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 승강기를 설치한다고 상상해 보자. 20층은 1억원이 훨씬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것이다. 1층보다 더 좋은 전망을 가지기 때문이다. 승강기 여부에 따라 20층의 가격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강원도 산도 마찬가지다. 정상으로 가는 승강기, 즉 케이블카가 없으면 산 정상에는 건장한 청년만이 갈 수 있어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그 산의 가치는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이상 증가한다. 청년뿐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도 산 정상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원도 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야 한다.

많은 환경단체에서는 환경보호라는 명분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한다. 승강기 없는 20층 아파트에 승강기를 설치해도, 그 아파트의 환경은 나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계단 이용이 줄어들어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승강기 사용 횟수만 증가할 뿐이다. 이런 논리로 보면, 알프스산에는 왜 환경단체들의 반대 없이 수백 대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는지 이해가 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설치된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의 존치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세계적 행사를 중앙정부에서 추진했고, 행사 후에는 경기장을 원상 복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정책은 중앙집권시대에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강원도는 이제 분권국이 되었다. 강원도 분권시대,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지방시대에는 강원도에 있는 세계적 올림픽 유산을 강원도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분권의 본질은 정책 자유와 책임이다. 가리왕산의 올림픽 유산을 활용하는 정책을 강원도가 결정하고, 그 책임도 져야 한다는 말이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이미 만들어졌고, 전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타는 장소이다. 중앙집권시대의 약속이라는 형식적 명분 때문에 가리왕산 스키장을 없애는 행위는 강원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10번이나 강원도를 다녀가면서 강조했던 지방시대와도 역행하는 결정이다.

필자는 30여년 전부터 세계적인 기업인 클럽메드의 관광단지를 이용하였다. 전 세계 유명지에는 클럽메드가 하나씩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 심지어 일본 홋카이도에는 5곳, 중국에도 한 곳이 있다.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정선 가리왕산 스키장의 이미지는 전 세계인의 가슴에 있다. 클럽메드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올림픽 유산을 관광단지로 활용하게 하면 어떨까? 국가나 강원도의 지원도 필요 없다. 강원도를 홍보하기 위한 재원과 조직도 필요 없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타이티, 발리, 푸켓 등과 같은 관광단지 리스트에 강원도 정선이 있으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홍보가 된다. 강원도 가치를 높이는 길에 많은 재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케이블카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고, 기존에 있는 올림픽 자산을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강원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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