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강원형 평면수형 기반 스마트 과수원 육성

정햇님 강원자치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최근 기후변화와 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로 인해 농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과수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저온과 폭우로 인해 사과 가격이 급등했고, 올해는 폭염으로 인해 사과, 배, 자두 등 여러 과일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기후플레이션으로 농산물 생산 비용과 시장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수 생산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축형 평면수형 기반의 스마트 과수원을 제안하고 있다. 2020년부터 사과와 복숭아를 대상으로 다축수형 모델을 개발하고 실증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복숭아 다축수형 모델과 강원도형 사과 스마트 과수원 현장평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기존의 입체형 수형은 나무의 키가 크고 폭이 넓으며 복잡한 구조인 반면, 다축수형은 원줄기를 눕혀 길러 키가 낮고, 폭이 좁은 평면 형태로 관리가 더 쉬운 방식이다. 이 방식은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수확 작업도 더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햇빛과 공간 활용 효율이 높아 생산성과 품질도 향상된다.

강원도형 사과 다축형 평면수형 모델은 5년생 나무 기준으로 기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2톤/10a의 수확량을 기록했으며, 성목이 되면 8톤/10a 이상의 높은 생산 잠재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병해충 발생 밀도가 낮고, 예찰과 방제가 쉽기 때문에 병해충 피해도 기존 방식보다 현저히 적다.

특히 다축수형 기반의 스마트 과수원에서는 자동개폐형 다목적망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어 올해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이상기후에서도 피해를 손쉽게 예방할 수 있었다. 고온·저온, 강우, 우박, 새 피해 등의 예방에도 유리하다. 그 외에도 최근 개발 중인 무인방제기, 기계 전정·적화 장비, 로봇 수확기 등 첨단 스마트 농업 장비 활용 및 접목이 용이하다.

기후변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 등 중앙 연구기관과 도농업기술원이 공동연구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가 개발한 강원형 저수고 다축형 평면수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과수원은 기후플레이션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노동력 절감, 생산성 향상이라는 다방면에서 강력한 해법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관계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과종 확대, 새로운 품종 개발,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융복합 기술 접목 등을 통해 강원도가 대한민국 과수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쓸 것이다. 과수산업의 변화와 발전을 선도하며,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농가의 소득 증대와 대한민국 농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술 개발, 정책 지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