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시대를 관통하는 청년세대가 있다. 한국전쟁이 시작되기 전 태어난 산업화 세대를 시작으로 베이비붐 세대, 86세대, X세대, M세대, Z세대 등 각각의 청년세대는 시대적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영화 ‘헝거게임’ 개봉 이후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이른바 ‘3포세대’가 등장했다. 이어 3포에 취업·주택을 포기한 5포가 등장하더니 요즈음 청년들은 ‘다포세대’로 불린다. ‘다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아프니까 청춘, 지지 않는 청춘이라는 위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어느 시대든 청년들의 삶은 애환이 있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흔들렸다. 광포한 시대의 바람을 견뎌내기에는 청년이 지닌 내공이 아직은 조악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 청년들 역시 불안하게 흔들리며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소극적이며 진취적이고, 이기적이며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 자신의 권리에 확고하고, 형평과 공정에 민감하다. 타인의 삶에 무심하고, 삶에 대한 간섭을 거부한다. 온라인으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지만,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여행지에서 밝게 웃는 사진이 업로드되지만, 현실의 삶은 무한 경쟁 틈바구니에서 도무지 팍팍하다.
지자체마다 다양한 청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청년들의 고민은 여전히 일자리와 불확실한 미래에 있다. 다양한 정책이 추진돼도 청년들에게 명쾌하게 다가가지 못한다. 정책 따로 청년 따로 평행선만 걷는다. 청년들의 현실 고민을 녹여낼 대안이 아쉽다.
부르지 않아도 청년들이 모이고 정보를 얻고 미래를 고민하며 소통하는 다포세대의 고민 해결 플랫폼이 필요하다. 군소도시의 청년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청년 아카데미, 콘텐츠센터 또는 직업교실 등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청년들의 도전이 시작되고, 실패해도 의연히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뒷받침이 되는 공간이면 더욱 좋겠다. 무엇보다 사회적 관심과 응원이 중요하다. 청년들 또한 스스로 숲 밖으로 나서야 한다. 스스로 정보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며 견문을 넓혀 다양한 청년 정책이 단순히 시혜성 지원책에 머물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이 청년인 것은 푸르른 시대를 살기 때문이고, 푸르름은 무한 가능한 청년의 얼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