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4일 최근 정치권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겨냥, "개헌에 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본인들 머리 위에 있는 제왕부터 청산한 이후에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을 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사문화되었던 계엄이라는 카드를 수십 년 만에 꺼내들며 스스로 제왕이 되려다 실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당 개헌특위를 띄우고, 안철수 의원 등이 개헌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등 개헌에 관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저 또한 얼마 전 홍대에서 밝혔듯 최대한 권력을 분점하고자 하는 개헌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최근 여당의 행태를 보았을 때 과연 국민의힘이 개헌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면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실패한 제왕'을 접견하기 위해 연일 면회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대통령식 접견 정치의 꼭두각시를 자처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국민 위에 군림하려한 제왕의 파면을 위한 정당한 헌법적 절차에도 어깃장을 놓으며 헌법재판관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본인들 스스로 실패한 제왕을 아직까지도 받들어 모시고 있으면서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를 위한 개헌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촌극인가. 모든 키를 쥐고 있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얼마나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나경원 의원이 오늘 개헌에 관하여 '제왕적 대통령제보다 제왕적 의회가 문제'라며 '제왕적 의회를 견제하는 개헌이 우선'이라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민주당 계열 정당이 연이어 180석 이상을 차지하고 '제왕적 의회' 권력을 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승자독식형 선거 제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2019년 선거제도 개편 논의 당시 선거제 개편을 가장 격렬히 반대하신 분이 나 의원 아닌가?"라고 따져물으며 "물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는 문제가 많은 제도이나, 나 의원은 중대선거구제와 같은 대안 제시보다는 오히려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며 승자독식형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당시 나 의원이 중대선거구제 등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면 21대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은 좀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지난 총선부터 이어져 온 민주당 의회 권력 독점의 일등공신이 나 의원인데 이제 와 제왕적 의회 타파를 주장하는 것은 나 의원 스스로 '나경원 저격수'를 자처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조기 대선에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회견에서 '세대 교체', '구도 전환', '낡은 정치', '퍼스트 펭귄'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물론, 40대에 국가 지도자가 된 존 F.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을 거론했다.
1985년생으로 다음 달 31일 대선 출마 자격인 만 40세가 되는 젊은 면모를 부각시킨 것이다.
이날 회견 장소를 국회가 아닌 청년층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로 선정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 선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의원은 개헌에 대해서도 "만약 높은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즉시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 "최대한 권력을 분점하고, 감사원은 미국처럼 국회에 배속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개헌 찬성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