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 칼을 잡았으면 입상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1993년 창단돼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건 봄내중 펜싱부가 전국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강원 펜싱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학년 3명, 2학년 3명, 3학년 2명 등 총 8명의 선수로 구성된 봄내중 펜싱부는 모두 에페 종목에 임하고 있다.
펜싱부를 이끄는 안시현 지도자는 선수 시절 강원도청 실업팀에서 활약한 뒤, 2016년부터 봄내중을 맡았다. “강원도는 펜싱 지원이 잘 되어 있는 만큼 해이해질 우려가 크다. 선수들의 목표 의식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지를 작성하게 하고 매주 월요일마다 꼼꼼히 검토한다. “짧은 시간이어도 확실히 집중하고, 훈련할 때만큼은 지독하게 몰입하도록 만든다”는 철학은 선수들의 성장 밑거름이 되고 있다.

봄내중 펜싱부는 2023년 제51회 문체부장관기 단체전 우승을 비롯, 수많은 입상 기록을 만들었다. 개인전에서도 2022년 제19회 한국중고연맹 대회 개인 2위, 2023년 제36회 한국중고연맹 대회 개인전 2위 등 대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문체부장관기 단체전 2위를 달성하는 등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선수들의 개성도 돋보인다. “힘들어도 재밌다”며 운동을 대하는 태도를 드러낸 주장 강시호(3년)는 “대회 성적이 아쉬울 때마다 일지에 부족한 점을 기록해 보완한다”고 밝혔다. 박현욱(2년)은 “초등학교 때 검도를 했던 경험이 펜싱에서도 집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실패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중1까지 사브르를 잡았다가 봄내중 전학 후 처음 에페를 접했다는 양태경(3년)은 “사브르에서 에페로 종목을 바꿀 때 힘들었지만 펜싱을 정말 하고 싶었기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야간훈련까지 자처하며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초1때 부모님의 권유로 처음 에페를 잡았다는 조예진(2년)은 “에페는 끝까지 보고 찌르는 집중력 싸움인 만큼 자신있다”며 “열심히 준비한 나를 믿고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펜싱이 아직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펜싱을 더욱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훈련장 분위기는 언제나 화기애애하다. 힘든 순간에도 서로 위로하고, 동료가 좌절할 때 함께 손을 잡아준다. 평소에는 서로 의지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지만 훈련과 경기에 들어서면 누구보다 진지하게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초 체력과 기본기를 다지는 게 최우선. 늦게 시작했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던 안시현 지도자는 오늘도 선수들에게 꾸준함과 집중력을 강조하며, 작은 펜싱장의 벽을 넘고 있다. 봄내중 펜싱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다음 목표를 향해 칼끝을 다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