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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0주년’ 2025 강릉단오제 기대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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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행차와 신통대길 길놀이는 강릉단오제의 하이라이트이다. 강릉=권태명기자
◇강원일보사의 강릉사투리대회는 매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2025 강릉단오제가 27일 강릉 남대천 행사장에서 막을 연다. 6월3일까지 8일 동안 진행되는 강릉단오제는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0주년을 맞아 ‘스무 살, 단오’를 주제로 정했다. 앞서 진행된 신주미 봉정행사에는 7,670세대가 참여해 쌀 251.4가마(80㎏ 기준)가 모였다. 참여 세대수와 가마 수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또한, 지난 12일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를 봉행하며 서막을 알렸다. 많은 시민들이 제례에 참석하며 2025 강릉단오제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 성년을 맞은 2025 강릉단오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시민 모두가 주인공=올해 단오제는 경연대회,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돼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단오제 기간 중 가장 인기있는 행사 중 하나인 강원일보사의 ‘제32회 강릉사투리대회’는 31일 오후 6시30분 수리마당에서 열린다. 강릉 사투리의 역사를 보전하고 전통을 잇기 위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전해 사투리를 뽐낸다. 사라져가는 옛 사투리를 들을 수 있어 현장 분위기도 매년 뜨겁다.

이외에도 강릉농악경연대회, 전국민요경창대회 '솔향아리랑제', 전국한국무용대회 등의 다양한 경연대회가 단오제를 풍성하게 만든다.

◇강릉단오제에 몰린 인파. 강릉=권태명기자

29일 오후 7시40분부터 진행되는 신통대길 길놀이는 강릉시 21개 읍·면·동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길놀이로 한국형 길놀이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11개 공연팀까지 총 32개팀이 참여해 강릉의료원~옥천오거리~금성로~단오장을 거닌다.

강릉단오제의 하이라이트인 영신행차를 선두로 단오문화 고유의 공동체 정신을 잇고 시민과 함께 즐기는 가장 아름다운 강릉만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시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길놀이를 통해 대화합과 집단 신명을 이루고 축제가 주는 해방감으로 축제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신통대길 길놀이는 각 마을의 설화나 특색을 담아 진행되며 매년 1만여명이 운집하는 인기프로그램 중 하나다.

◇강릉단오제의 대표 콘텐츠 ‘관노가면극’. 강릉=권태명기자

■더욱 다채로워진 콘텐츠=올해 강릉단오제는 12개 분야 62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연 콘텐츠의 대폭 확대다. 기획공연으로는 관노가면극을 재해석한 ‘단오별곡’, 영산홍가를 활용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영산홍’, 드라마 ‘정년이’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여성국극제작소 춘향전’이 마련됐다.

또한, 국제무형문화도시연합(ICCN) 총회가 강릉에서 열리는 만큼 총회에 참석하는 보츠와나, 슬로바키아, 라트비아를 비롯해 일본, 몽골 등 국외초청공연 역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들 국가들의 전통 공연이 강릉을 찾아 단오제가 글로벌 무형문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난다.

특히, 유네스코 등재 20주년을 기념한 ‘단오 역사관’과 과거 축제를 되돌아보는 추억 공간 ‘추억의 단오’도 새롭게 운영된다. ‘추억의 단오’에서는 40~60대에게는 단오의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강릉단오제의 모습을 참신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도모한다.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정기전도 강릉단오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강릉=권태명기자

6월1일 오후 4시30분 단오제단에서는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선정 20주년 기념 축원굿’이 펼쳐진다. 이번 축원굿은 박혜미 이수자의 진행으로, 올해 성년이 된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유네스코 선정 2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된다.

강릉중앙고(옛 강릉농고)와 강릉제일고(옛 강릉상고)의 축구정기전 역시 단오제의 핵심 콘텐츠다. 이른바 ‘농상전’으로 불리는 이들의 경기는 강릉을 넘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더비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한국축구 최고의 유망주인 양민혁(토트넘)이 강릉제일고 소속으로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6월1일 오후 3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단오 체험존에서는 단오하면 떠오르는 창포머리감기를 비롯해 수리취떡·신주 맛보기, 단오부채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불꽃놀이도 마련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릉단오제 불꽃놀이. 강릉=권태명기자

■지역상생·K-콘텐츠 강화=김흥술 전 오죽헌시립박물관장은 강릉단오제를 ‘강릉지역 마을축제의 총화(전체의 화합)’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강릉에서 단오제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특히, 올해 강릉시가 시 승격한지 70주년을 맞이한 만큼 이번 단오제 역시 지역상생에 방점을 뒀다.

청년층 참여가 활발한 강릉의 또 다른 축제인 강릉비치비어페스티벌과 강릉커피축제의 사전행사로서 축제 속의 축제장을 조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축제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또한, 신통대길길놀이와 강릉단오제 현장백일장 등 부속 행사와 연계하여 시 승격 70주년 기념 홍보를 진행한다.

올해 단오제는 전통 콘텐츠의 현대적 재해석도 강화한다. 씨름대회는 읍면동 대항전이 부활했고, 생활체육인, 어린이집, 외국인 등 참여군이 확대된다. 또한, 한복을 입을 경우 여러 혜택을 제공해 한복 입기를 유도하고, 자개를 활용한 신규 체험촌 운영 등을 통해 K-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강릉단오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을 자랑한다. 강릉=권태명기자

■전국 최대 규모 난장서 단오주 한잔=강릉단오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을 자랑한다. 올해는 식당(향토식당포함) 19동, 노점 232동, 홍보부스 27동, 푸드트럭 14대가 입점을 확정지었다.

앞서 강릉단오제위원회는 ‘2025 강릉단오제 식당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바가지요금 근절도 다짐했다. 이날 지역 축제 이슈인 바가지요금 근절과 청결하고 안전한 위생관리, 안전 준수사항에 대한 안내와 교육이 이뤄졌다.

올해도 단오주 1,000㎖와 감자전 2장으로 이뤄진 강릉단오제 시그니처 메뉴를 도입한다. 소주 가격은 4,000원으로 정하고, 감자전 2장의 가격은 1만2,000원으로 정했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바가지요금 신고 센터를 운영하며 축제장 내 식당 간판과 현수막에는 대표자명과 연락처를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모든 음식점은 가격표를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이처럼 2025 강릉단오제는 단순한 전통 행사를 넘어 글로벌 문화교류의 장이자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축제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2025 강릉단오제는 주제에 맞게 더 없이 싱그럽고 활력이 넘치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기대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밤에도 화려한 강릉단오제. 강릉=권태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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