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종반전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27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만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김 후보와 오찬을 함께 한 이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되고 김 후보는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 시대에 과연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이 맞느냐, 아니면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대통령이 맞느냐"고 했다고 배석한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는 누구보다도 노동자의 어려움과 기업 경영을 잘 알고 기업을 유치해본 경험이 있는 행정가로서도 충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좋은 대통령이 돼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를 응원하는 말을 여러 차례 건넸다. 오찬 장소에 도착해서는 김 후보를 만나 포옹하면서 "깨끗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왔다"며 웃기도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최근 선거 상황과 관련해 "여러 가지 쉽지 않겠지만, 김 후보의 장점이 지금 계속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거 핵심 변수인 후보 단일화 문제를 거론하면서 2007년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회창 후보의 자택을 여러 차례 찾아가 도움을 호소했던 일화를 소개한 뒤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문제 등 한미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최대한 이른 시간에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아무리 '중도 후보다, 미국을 좋아하는 친미(親美)다' 이런 얘기를 하지만 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것"이라며 "이 후보가 미국에 가서 겉으로 어떻게 얘기할지 모르지만 아마 대화가 잘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또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중국 같은 나라와는 다르다"며 "김 후보가 미국을 잘 설득하면 이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미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1호 공약인 '기업 하기 좋은 나라'에 대해서 "너무 뭉뚱그리기보다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세분화한 구체적인 공약이나 정책 제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에 관해 묻자 이 전 대통령은 "행정 규제 등을 철폐해야 한다"며 "한국의 노동문제가 너무 기업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김 후보야말로 노동자들의 문제와 거기서 파생되는 기업의 생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70여분가량 진행된 오찬에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김 후보 측에서는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과 신 수석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