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여름철을 앞두고 원주 단계동 주민들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침수 피해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지난 27일 찾은 원주 단계동 18통 마을에서는 80여명의 주민들이 여름만 되면 걱정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탓에 비가 많이 올 경우 고이는 물로 인해 침수 피해가 매년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비가 오면 양수기를 틀어 물을 빼거나, 가림막으로 집 안까지 물이 차는 것을 막는 등의 사투를 벌인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주민 박모(여·83) 씨 역시 지난해 7월 장마철 아침을 잊지 못한다. 아침에 밖을 나서는 순간 마당에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고, 밖 골목 150m 구간도 잠겼다. 다행히 양수기로 물을 뺐지만, 그날 마당을 정리하는 데 하루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매년 이렇게 침수가 반복되니 너무 속상하다”며 “올해는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원강수 시장은 이날 단계동 18통 등 상습 침수피해지역의 양수기 설치 등 시가 마련한 대책을 확인했다. 시는 올해 전국재해구호협회의 도움으로 지난달 차수판 26개를 설치했다. 이중 15개가 단계동에 집중 배치됐다. 단계동 18통에는 물을 빼는 용도의 양수기를 2대로 늘렸고, 25통은 3대를 신규 배치했다.
또 우수관로 빗물받이에 대한 준설 작업을 통해 빗물이 고이지 않고 매끄럽게 흐르도록 조치했다.
원 시장은 “예방과 더불어 재난 상황 발생 시 지체 없이 즉각 대응해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