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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폭로 박정훈 "VIP 격노, 說이 아니라 사실로 규명이 됐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밝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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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신분 특검 출석…김태효 '격노 목격' 인정 진술엔 "사필귀정"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16 사진=연합뉴스

속보=2023년 7월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VIP 격노설'에 대해 "설이 아니라 사실로 규명이 됐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순직해병특검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시작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이 밝혔다.

박 대령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약 2년 만에 'VIP 격노설'을 인정한 것에 대해 "결국 진실은 모두 밝혀지고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19일이 채 상병 2주기라는 점을 언급하며 "아직 그 죽음이 왜 일어난 것인지, 죽음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면서도 "특검에서 여러 사실을 밝히고 있고, 책임이 있는 자들이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특검팀은 이날 박 대령이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VIP 격노설' 내용을 비롯해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수사 기록 이첩·회수 과정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하면서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7.16

박 대령은 이 사실을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이 자신에게 전달해줬다고 했지만, 김 전 사령관을 비롯해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로, 'VIP 격노설' 등 상부의 부당한 수사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당초 박 대령이 이끈 해병대 수사단장은 초동조사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채상병 사망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했다.

하지만 'VIP 격노설'이 불거진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이후 군 수뇌부는 돌연 사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고 결국 임 전 사단장 등이 피의자 명단에서 빠졌다. 박 대령은 이를 '수사외압'이라고 판단해 경찰 이첩을 강행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특검의 항소취하로 무죄가 확정됐다. 최근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했고 해병대 군사경찰 병과장 보직도 돌려받았다.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5.7.9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앞서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 당시 수사외압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며 'VIP 격노설' 실체 규명을 위한 고강도 수사를 본격화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압수수색영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 혐의"라며 "채상병 기록과 관련해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하도록 하고, 그 이후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 그 과정 전체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로 고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공개된 통화기록을 보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당일 오전 11시 54분께 대통령실 명의인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 및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당시 회의 참석자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전 안보실 2차장,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2025.7.10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했을 당시에는 "채 상병 사건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은 없다"며 부인했으나 최근 특검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한 장짜리 채상병 사망 사고 보고를 받았고,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조태용 전 실장, 임종득 의원 자택, 채상병 사건 이첩 보류 등에 관여한 국방부 법무관리실 실무자의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한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한편 채 상병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착용없이 수해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 14시간 만인 오후 11시8분께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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