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시간당 142.1㎜의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진 전남 무안군에서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분께 전남 무안군 현경면 한 하천 인근에서 사람이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인근 하천을 수색한 끝에 신고 지점에서 800m가량 떨어진 하천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인 6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구조당국은 A씨에게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하며 병원으로 이송했다.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이날 오후 7시 10분부터 오후 8시 10분까지 1시간 동안 142.1㎜의 극한호우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각종 기상기록 전국 평균치를 낼 때 포함되는 62개 관측지점과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를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는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서 기록된 145.0㎜이다.
AWS 관측기록까지 합치면 지난해 7월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밤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서 기록된 146.0㎜가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군엔 연평균 1천290㎜ 정도 비가 내린것을 고려하면 1년치 비의 11%가 단 1시간만에 쏟아진 것과 마찬가지다.
무안군 운남면에는 오후 6시 17분부터 1시간 동안 110.5㎜, 같은 전남 함평군 월야면에는 오후 8시 24분부터 1시간 동안 87.5㎜ 호우가 내렸다.
전남뿐 아니라 호우특보가 내려진 충남·호남·경남을 중심으로 곳곳에 시간당 강우량 30∼80㎜의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오후 9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전남 무안군 운남면 230.5㎜, 군산시 어청도 204.5㎜, 신안군 흑산도 114.0㎜, 전남 영광군 78.9㎜, 전북 남원시 73.1㎜, 광주 68.6㎜, 경남 함양군 52.7㎜ 등이다.
매우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느리게 이동하며 호남권에 정체하면서 오는 5일까지 중남부 지역에 매우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월요일인 4일은 경상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
4∼5일 새벽까지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서부 5∼10㎜, 경기 동부, 강원 동해안 5∼30㎜, 강원 내륙·산지 10∼50㎜, 대전·세종·충남 내륙 10∼40㎜, 충북, 광주, 전남, 전북 10∼60㎜다.
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울산·경남 중·동부 내륙 120㎜ 이상), 대구·경북 남부 20∼80㎜(많은 곳 100㎜ 이상), 경북 중·북부, 울릉도·독도, 제주도 산지 20∼60㎜다.
짧은 시간에 강한 강수가 내리면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하천 접근이나 야영은 자제해야 한다.
또 하수도와 배수구 역류 가능성에 대비하고, 산사태나 낙석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
비가 내리면서 폭염 특보가 해제되거나 완화한 곳이 있지만, 당분간 습하고 체감 온도가 높은 날씨가 이어지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23.8도, 인천 23.7도, 수원 24.1도, 춘천 21.8도, 강릉 23.5도, 청주 24.5도, 대전 26.4도, 전주 27.0도, 광주 26.3도, 제주 29.1도, 대구 25.0도, 부산 27.3도, 울산 25.7도, 창원 27.4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3.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서해 0.5∼3.5m, 남해 1.5∼3.5m로 예상된다.

광주·전남 지역에도 시간당 최고 141㎜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산사태 예보가 발령됐다.
산림청은 3일 오후 10시 30분 기준 영광·담양 등 2개 군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장성·함평·나주·무안·곡성·신안과 광주 전역인 5개 자치구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다.
산림청은 이날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광주·전남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자동 기상관측장비(AWS)에는 시간당 142.1㎜의 극한 호우가 기록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산림 주변의 야외활동이나 입산 등의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또한 3일 저녁부터 경남지역에 호우가 쏟아지며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산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청군은 이날 오후 8시께 '삼장면, 단성면 산사태 경보 발령. 산사태 취약지 및 산불피해지 주변 거주민들은 산사태 발생에 대비하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현재 군은 삼장·단성면 외에도 산사태나 침수, 하천 범람 우려가 큰 지역 주민들을 이날 오후부터 대피시키는 중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특별히 지역 내에 사고가 발생한 곳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도내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돼 재난안전대책본부 초기대응단계를 비상 1단계로 격상했다.
비상 1단계에서는 자연재난과, 재난상황과, 도로과, 수자원과, 산림휴양과 등 풍수해 관련 부서 공무원 33명이 근무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4시 30분 기준 부산과 광주, 충남, 전남, 경북, 경남 등 6개 시도, 27개 시군구에서 1천836세대·2천523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중 1천820세대·2천498명 등 대부분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근 임시 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다.
3일 0시부터 4일 오전 5시까지 내린 지역별 총강수량을 보면 전남 무안이 289.6㎜로 호우가 집중됐다. 무안에서는 시간당 142.1㎜의 '극한호우'가 쏟아져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시설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다만, 전날 무안에서 발생한 60대 사망사고가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중대본은 전했다.
무안에서는 전날 오후 8시께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던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집중호우가 많은 비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자 3일 오후 6시를 기해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에는 중대본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호우 경보 발령 지역을 중심으로 위험지역 통제와 주민 사전대피를 철저히 해줄 것을 관계기관과 지자체에 지시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던 광주·호남권에는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된 상태다.
중대본은 경상권과 충북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상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20㎜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다며 피해가 없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