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AI 저널리즘 리빙랩]민물가마우지의 습격 ②생태계와 지역 경제를 뒤흔들다

◇AI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

강원도의 호수와 강변이 ‘검은 군단’의 그림자로 병들고 있다. 한때 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는 이제 텃새로 눌러앉아 내수면 생태계와 지역 주민의 삶을 뒤흔드는 ‘불편한 이웃’으로 변했다. 춘천 의암호의 버드나무 군락지는 뼈대만 남았다. 수백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한곳에 모여 배설물을 쏟아내자 산성 물질이 토양을 오염시켜 나무를 말라죽게 만든 것이다. 인제 소양호의 한 섬 역시 울창하던 숲이 앙상한 가지뿐인 ‘죽음의 섬’으로 변해버렸다. 철원 DMZ 인근 습지에서는 30헥타르 규모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고, 조류 서식 수목의 60% 이상이 고사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게 생겨난 백화현상은 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악취까지 동반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광객의 발길마저 돌려놓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내수면에 사는 은어, 송어, 쏘가리뿐만 아니라 붕어, 피라미, 잉어 새끼 같은 토착 어종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소양호의 빙어 어획량은 최근 5년 새 70%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강 상류에서는 소형 어종이 사라지며 포식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차별적 포식이 계속될 경우, 강 전체의 먹이사슬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로호 어민 70%가 민물가마우지 피해로 연 소득이 3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어민들은 귀한 어종이 씨가 마른다며 생계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전북 용담호에서는 1,0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하루 700kg의 물고기를 먹어치운다는 조사도 있었다. 도내 영세 어민들에겐 통계보다 더 뼈아픈 현실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의 또 다른 자산인 관광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경포호에서는 여름 성수기 방문객 만족도가 25% 하락했다. 하얗게 변한 나무와 코를 찌르는 악취는 ‘청정 호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상고대 절경으로 유명했던 버드나무 군락지를 지키기 위해 개체 수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민물가마우지 급증 지역에서는 다른 물새류의 다양성이 평균 15% 줄었다는 조사도 있다. 먹이 경쟁에서 밀린 조류가 자취를 감추고, 강과 호수의 생물다양성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민물가마우지는 먹이가 풍족한 지역에서 집단으로 군락을 이루며 살기 때문에 배설물로 인한 백화현상으로 수목이 고사하는 것은 물론 사냥 습성 때문에 어민의 생계에도 피해를 입힌다”며 “협력체계를 강화를 통해 내수면 생태계 보전과 피해 저감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현우기자·한림대미디어스쿨=박경현, 손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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