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광 이후 지속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태백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지난 20일 태백 청정메탄올을 포함한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이 기획재정부 주관 2025년도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기 때문이다.
시는 총 3,540억원을 투입해 장성광업소 부지에는 2,112억원 규모의 청정메탄올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철암역·선탄장 부지에는 730억원을 들여 물류기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228억원으로 니켈·리튬·티타늄 등 전략광물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한 핵심광물 산업단지, 470억원으로 노후 사택 부지를 활용한 1,000세대 규모의 근로자 주거단지 등도 조성한다.
지난해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단지(태백URL) 유치를 더하면 총 1조원대 대체산업이 들어서는 셈이다.
태백시 개청 이래 유례 없는 대규모 투자가 기대되며 지역의 각종 시민·사회단체는 수십개의 현수막을 내걸며 환영하고 있다.
청정메탄올은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저탄소(무탄소) 연료 중 하나이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며 상온·상압에서 액체연료로 저장·운송에 유리한 특징이 있다.
청정메탄올 사업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국제적인 친환경 연료 대체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1억톤 규모인 메탄올 시장은 2050년 5억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그레이 또는 브라운 메탄올이 주를 이루지만 추후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e-메탄올, 바이오메스 등을 사용한 Bio-메탄올이 주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메탄올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 기준 항만에만 최소 50만톤의 메탄올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상운송을 위한 선박 연료는 물론 자동차·항공 연료, 석유화학산업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미래에는 청정메탄올 생산이 국내 주력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태백 청정메탄올 사업으로 생산될 메탄올은 2027년부터 2만2천톤 규모로 예상된다.
태백은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원료 수급이 용이하고 다양한 풍력발전을 통한 재생에너지도 풍부하다. 석탄을 운반하던 철도 물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입지적인 강점이 있다.
시는 이러한 강점을 살려 관련 기업을 유치, 청정메탄올 생산량을 10만톤까지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크고 높은 산들을 지나야 한다.
이번 예타에서 태백 미래자원클러스터의 경제성(B/C)은 0.72로 사업성을 인정받았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나타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실제 예산을 받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라는 큰 허들도 남아있다.
예타 발표 후 지역사회의 환영 목소리와는 달리 태백시청 일각에서 긴장된 분위기가 감지되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 시청 직원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석탄으로 부흥한 태백시는 이제 폐광을 계기로 석탄과 작별하고 청정메탄올이라는 새로운 산업 기반을 통해 무탄소 청정도시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 개척이라는 가시밭길을 주민들이 한 목소리 한 힘으로 이겨내고 제2의 부흥을 이룰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