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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철밥통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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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속칭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은 한때 부모가 자식에게 권하는 최고의 직업이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을 치른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공무원’이었을 정도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저 자리는 안전하다’는 신뢰는 공시 열풍을 불러왔고, 서울 노량진의 학원가와 고시촌엔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청춘들이 몰려 1평 남짓 고시원 작은방에서 불 꺼지지 않는 밤을 보냈다. ▼통계청이 2011년 발표한 사회조사에서 13∼29세 청년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28.7%)이었다. 대기업(21.6%)과 공기업(15.6%)이 그 뒤를 이었다. 공무원 선택 이유로는 ‘수입’(38.3%)과 ‘안정성’(29.2%)을 꼽았다. 당시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 남녀 976명을 조사한 ‘미혼 남녀의 이상적 배우자상’ 보고서에서도 일등 신랑·신붓감의 직업은 공무원이었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수는 약 118만5,000명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불안한 앞날을 두려워한 나머지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는 공무원을 선호했다.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성이 최대 장점이다. 기업에 비해 급여가 적은데도 ‘공시생 열풍’이 오래 지속된 이유다. ▼하지만 올해 강원지역 지방공무원 9급 경쟁률은 5.6대1로 지난해(7.2대1)보다 더 떨어졌고 역대 최저치다. 5월 기준 전국 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반직 공무원’(경찰·소방·군무원 포함)을 준비한 청년은 1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명 감소했다. 일반직 공무원 준비 청년은 4년 연속 줄었고 올해는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임용 후 1년 이내 퇴사하는 MZ 공무원도 매년 늘고 있다. ‘공무원=철밥통’ 공식이 깨진 이유는 무엇일까. 악성 민원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 조직 문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MZ 세대가 미래 공직사회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조직 문화와 시스템이 더 큰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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