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게 되자 '내가 힘든 만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아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면식도 없는 가게 직원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과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게 되자 '내가 힘든 만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아파야 한다'는 생각으로 원주시 한 가게 직원 B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오래전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A씨 측은 "사건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고,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씨가 2017년부터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스스로 치료를 그만뒀다고 보이는 점, 수사기관에서 기억을 되짚어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범행 도구와 가격 부위, 피해자가 무방비 상태로 가격당한 점을 근거로 살인의 고의도 충분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앓고 있는 정신과적 증상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심신상실이 아닌 심신미약 상태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면서, 피고인이 성실히 치료받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한 점과 가족 내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치료감호 명령을 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지만,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치료감호 선고와는 별개로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