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李대통령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두는 우를 범할 수는 없어…재정의 적극적 역할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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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
"내년 예산안은 경제 회복과 성장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9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새 정부의 첫 본예산과 관련해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두는 우(愚)를 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밝혔다.

엄중한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국가 채무가 다소 늘어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오늘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차질 없는 예산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국회에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9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여야 지도부에게 순방 성과를 직접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가능하면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순방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외교 문제나 국익에 관해서는 최소한 다른 목소리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외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국익을 지키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며 "이번 순방에서 형성된 따뜻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우리 국익을 지키고, 주변국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에 미국과 일본 순방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면서 "팀 코리아 정신으로 현지에서 혼연일체로 함께 헌신해 준 기업인,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각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5.8.29

이 대통령은 앞선 모두발언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인 기준과 수준을 맞춰가야 한다"며 "현장에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빈틈없이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기사를 보다가 좋은 얘기를 하나 우연히 발견했다"며 휴가 중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인출책을 검거한 경관을 직접 치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언제 어디서든 국민을 위해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일은 참으로 모범적인 사례"라며 "해당 경찰관에 대해 합당한 포상이 뒤따를 수 있도록 조치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공직자는 개인 사업자와 달라서 많은 사람들이 관련된 일을 한다. 본질적으로 영향이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고, 영향력만큼 책임이 수반된다"며 "그 책임은 근무 시간 내에서만, 업무에 대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경관의 직급을 거론하며 "공직자로서 충직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고 훌륭한 공직자로 성장해나가길 바란다"고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도 해당 경관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전서부경찰서 이진웅 경사는 휴가 중이던 지난 13일 오후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인근 상가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현금 인출책에게 종이가방에 담긴 현금 뭉치를 건네는 장면을 포착해 현장에서 검거했다.

◇전화금융사기 현금 인출책 검거하는 이진웅 경사[대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안은 총지출 720조원대 규모로 편성됐다.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으로,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전임 정부의 2~3%대 '긴축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확장재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동력을 잃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성장을 견인하는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빠듯한 세수여건 탓에 상당 재원을 국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국가채무는 1천4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 50%선을 돌파했다.

재정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통해 경제 몸집을 키워 세수기반을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런 선순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까지 중단기적 재정여건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총수입은 22조6천억원(3.5%) 증가한 674조2천억원으로 짜였다. 국세를 7조8천억원(2.0%) 더 걷고, 기금 등 세외수입을 14조8천억원(5.5%) 늘려 잡은 결과다. 총지출은 54조7천억원(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됐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올해 본예산(673조3천억원)과 비교하면 8.1% 늘어난 규모로,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로 4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의무지출은 365조원에서 388조원으로 23조원(9.4%), 재량지출은 308조3천억원에서 340조원으로 31조7천억원(10.3%) 각각 증가했다. 전체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53.3%, 재량지출이 46.7%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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