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정 작가의 개인전 ‘Sweet Addict’가 오는 21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2025 강원문화재단 청년예술인지원 선정작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청년예술인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작가는 파랗게 질린 좀비 캐릭터 ‘모즈비(MOZBIE)’를 매개로 현대 사회가 은밀히 감추고 있는 불안을 탐구해왔다. 모즈비는 ‘좀비(ZOMBIE)’를 재배열해 만든 이름으로, 생과 사 사이를 유영하는 존재의 불안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구축해 온 ‘모즈비 월드’의 서사를 확장하며, 달콤함의 욕망 뒤에 숨어 있는 불안의 단면을 드러낸다.

전시는 인류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쾌락의 회로는 본래 생존을 위한 장치였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중독과 불안으로 변질됐다. 이 작가는 이를 ‘모즈비’라는 캐릭터로 형상화해 정체성 상실과 사회적 문제를 비추는 거울로 제시한다.
‘Sweet Addict’는 단순한 달콤함의 미학을 넘어 욕망의 이면에 도사린 불안을 실험적으로 풀어낸다. 모즈비는 불안과 중독의 순환 구조를 시각화하는 매개체로, 인간 본능의 긴장과 모순을 드러낸다.

이은정 작가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이름 아래 타인의 기대에 맞추며 자신을 잃어가던 시기에 일상의 붕괴를 경험했고, 그때서야 비로소 잊고 있던 스스로를 마주했다”며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게 만드는 힘이지만, 과도해질 경우 삶을 압박하는 짐”이라고 말했다.
신현상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내면의 불안을 독창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풀어내며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며 “청년예술인들의 실험적 시도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관객에게 신선한 사유의 장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