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은 원주시와 더불어 강원특별자치도 영서 남부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주 오랫동안 원주시와 동일한 생활권을 공유해 왔다. 특히 횡성군은 원주시민에게 마실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횡성군에는 2개의 강이 흐르는데 하나는 둔내면 태기산에서 발원해 안흥면, 강림면을 지나 영월로 흘러가는 주천강이고, 다른 하나는 횡성군 청일면 동북부를 감싸고 있는 봉복산에서 발원하여 원주시 부론면 흥원창으로 흘러가며 횡성군민과 원주시민에게 깨끗한 마실 물을 공급해 주는 섬강이다. 섬강은 조선 선조 때의 대문호인 송강 정철 선생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해 지은 관동별곡에서 관찰사 부임 여정을 그린 '섬강은 어듸메오 치악이 여긔로다'라 읊은 구절로 인해 원주시의 강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횡성읍 뒤를 흐르는 강을 횡성 사람들은 '뒷내'라 부르는데 이 강이 바로 섬강이다. 이 맑고 깨끗한 섬강 물은 두 차례에 걸쳐 취수되어 원주시민에게 공급된다.
첫 번째 취수는 횡성군 갑천면에 위치한 횡성댐에서 이루어지며 이곳에서 취수된 1급수 섬강 물은 횡성군 전 지역과 원주시 무실동, 단구동, 관설동 등 신도심 지역의 시민들에게 수돗물로 공급된다. 원주시민의 마실 물 확보를 위해 건설된 횡성댐은 2000년에 준공되었으며 중부 내륙의 거점도시인 원주시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횡성댐 건설로 인해 횡성군 갑천면 화전리 등 5개 리의 253세대, 938명이 실향민이 됐다. 이에 따라 갑천면 구방리에 조성된 망향의 동산에서는 매년 가을에 망향제를 거행하며 고향을 잃은 아픔을 달래고 있다. 또한 횡성댐이 건설되면서 섬강 상류의 갑천면 5개리와 청일면 5개리에 걸쳐 8.7㎢가 상수원 보호구역 또는 규제구역으로 지정됐다.
두 번째 취수는 횡성군 경계에서 5㎞ 아래에 위치한 원주 취수장에서 이루어지며 이곳에서 취수된 물은 원주시 일산동, 중앙동, 학성동 등 구도심 지역에 공급된다. 이 구간의 수질은 4급수이다. 본래 강은 샘에서 시작되고, 샘들이 모여 개울을 이루며, 개울이 모여 강을 형성한다. 원주 취수장에 이르기까지 섬강은 횡성읍, 우천면, 공근면 전역의 수많은 샘들이 모여 흐르는 강이다. 섬강의 유역 면적은 551㎢로 횡성군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다. 원주시 지역에서 흘러 섬강의 물이 되는 냇물은 장양천이 유일하다. 따라서 원주시에 공급되는 모든 수돗물은 횡성 전역의 샘에서 비롯된 섬강 물이므로 원주시민들은 단 하루도 횡성의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원주시민들이 마시는 물 때문에 횡성군에는 두 곳의 상수원 보호구역이 지정되어 있다. 한 곳은 횡성댐 상류지역이고, 다른 한 곳은 원주 취수장 상류 지역이다. 이 상수원 보호구역은 횡성군의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횡성군과 원주시는 영서 남부 내륙의 중심도시로 함께 발전해 왔다. 특히 원주시는 횡성군에서 발원한 섬강의 물 덕분에 오늘날 강원특별자치도의 제일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는 원주시가 횡성군의 지속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시점이다. 횡성군 발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원주 취수장의 사용 중단과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이다. 원주시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