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곳곳에서 관리되지 않은 빈집이 급증하며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슬럼화·범죄 위험까지 동반한 빈집 문제는 관련 법 뿐만 아니라, 복잡한 절차와 얽혀있는 소유권 문제 등으로 정비가 쉽지 않다. 자칫 흉물로 방치 될 수 있는 이 공간을 정비, 지역 재생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빈집, 주민 안전 위협까지=지난 달 21일 밤 춘천교대 부설초교 인근 골목. 끝자락에 자리한 빈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돌담은 관리가 끊긴 지 오래된 듯 군데군데 깨져 있었고, 유리창은 금이 가거나 떨어져 나갔다. 대문은 무성하게 자란 덩굴로 뒤덮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900여m 떨어진 중부지구대 뒤편에도 빈집 2동이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춘천 효자동의 한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은 최근까지도 방치된 빈집 때문에 안전을 위협 받았다. 경로당 바로 옆 빈집 부지에 있던 감나무가 관리되지 않은 채 무성하게 뻗어 방치됐던 탓이다. 정하순(여·87)씨는 “10여년 동안 담장 밖으로 튀어나온 가시덩굴에 얼굴을 긁힌 주민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빈집은 흉물스러운 외관도 문제지만, 주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인옥(여·86)씨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민원을 넣어 올 10월에야 빈집이 철거됐다”면서 “관리되지 않은 감나무 가지와 뿌리 때문에 경로당 담장까지 기울었다. 비가 많이 오면 담장이 경로당을 덮칠까 조마조마하다”고 걱정했다.
■강원 빈집 7,091가구…올해 정비계획 수립은 5개 시·군 =2024년 기준 도내 빈집은 총 7,091가구다. 2017년에는 3,421가구 였으나 최근 7년새 2배 넘게 증가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빈집 탓에 정부와 지자체는 정비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빈집 정비계획을 수립한 시·군은 5곳에 불과하며, 9곳은 추진 중에 있다.
빈집 정비를 추진하려면 일반적으로 시·군 실태조사→정비계획 수립→주민공람→이해관계자 의견수렴→시·군 의견반영심사→시·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이후 지자체장 승인과 정부 보고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절차가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빈집 방치가 도시 슬럼화와 범죄 우발 지역으로의 확산을 초래할 수 있기에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지자체는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공유재산으로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비·리모델링한 뒤 저소득층·청년층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거나 상업용으로 전환해 지역사회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