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찾은 대전의 한 실버타운 도서관에서는 노인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도서관 이외에 연구실, 컴퓨터실, 세미나실 등도 마련돼 있어 입주자들이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
대전 사이언스빌리지(대표:김형철)는 국내 유일 과학기술인 특화 실버타운이다. 2019년 대전 유성구에 설립됐으며,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노년기 삶의 질 향상과 은퇴 후에도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됐다.
강원자치도에도 삼척시가 은퇴자 마을 '골드시티'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골드시티' 조성을 앞두고 실버타운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는 대전 사이언스빌리지를 찾았다.
■전국 상위권 수준 시설 및 서비스, 저렴한 입주비용…입주율 90%대 육박, =2019년에 문을 연 사이언스빌리지는 지하 2층, 지상 10층 건물(연면적 2만7,553㎡)로 설립됐다. 1인실 100세대, 2인실 140세대 등 총 240세대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입주자 평균 연령은 75세다.
개원 초기 입주 대상을 과학기술인으로 한정했지만 전문인력 실버타운이라는 낯선 인식과 개념으로 입주율이 10%대에 그쳤다. 이에 사이언스빌리지 운영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인공제회는 2020년 6월 입주자격을 과학기술인의 부모와 배우자의 부모까지 확대하는 등 입주 문턱을 낮췄다.
전국 상위권 수준의 복지서비스, 시설 및 인프라와, 평당 입주보증금 400만원대의 저렴한 입주 비용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현재는 입주율이 90%대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인을 위한 실버타운에 걸맞게 연구실을 겸한 도서관과 세미나실이 갖춰져있다. 도서관 서적들은 교양서적 뿐 아니라 입주자들이 기증한 도서들이며, 연구에 피요한 자료 등도 준비돼있다. 건강관리센터, 영화나 바둑,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여가시설, 정원, 산책로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운영되고 있어 은퇴자들의 노년기 삶의 질을 높였다. 또 전세대에 비상콜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며, 간호인력 2명이 상주하며 상담, 상비약 제공, 간호처치 등을 제공해 의료서비스 만족도가 높다.
■입주자들의 자발적 커뮤니티 운영 호평=사이언스빌리지는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이 현역 시절 쌓은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회적 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입주민 대부분이 전문직들로 재능 기부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출신 입주자들이 지역 청소년 대상 과학 강의를 진행하거나 의사 및 한의사 출신 입주자들은 건강 관련 강연을 펼치기도 한다.
또 동호회별로 정기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호회별 발표회나 개인별 대회 참가 등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우쿠렐레 동호회가 지역행사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서예 동호회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해 입상하기도 했다.
매년 12월 송년주간 행사를 열고 동호회 중심의 서예, 미술, 국화 작품전시회를 비롯해 악기연주, 합창단 발표회, 개인 장기자랑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입주민들의 여가 및 문화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한편 입주자들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사이언스빌리지는 요양시설 입소 이전단계인 일부 케어가 가능하도록 시설과 프로그램 보완 방안에 대해 고민 중에 있다.
김형철 사이언스빌리지 대표는 운영 과정에 있어 아쉬운 점으로 노인복지주택과 부대시설 설계를 꼽았다. 김형철 대표는 “노인복지주택 관련 제도화는 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대한 표준이 필요하다. 특히 운영자 입장에서 제도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게 될 경우 사업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시설별 특성에 맞는 효율적 운영을 할 수 있게끔 시설 운영을 자율에 맡기는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삼척 골드시티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은퇴자 주거단지 조성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입주 대상자를 어떻게 포지셔닝 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입주자들의 주거 이전으로 인한 생활만족도, 병원연계서비스, 가족의 방문 거리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슈들의 해결이나 보완책이 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홍예정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