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봄의 기운이 만물을 깨우는 이 시기, 우리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이었던 1919년 기미년의 그 날을 마주한다. 제107주년 3·1절을 맞아 독립의 열망으로 뜨거웠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그 위대한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10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가 매년 3월 1일을 기념하는 이유는, 그날의 외침이 과거의 단편적 사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모두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하고 깊은 뿌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에서 강원도는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고 끈질긴 항쟁의 중심지였다. 1919년 3월, 철원에서 강원도 최초의 만세운동이 시작된 이래 춘천, 횡성, 홍천으로 번져나간 만세의 불꽃은 일제의 폭압적인 무력 앞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았다. 산세가 험준하고 지형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횃불을 올리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강원인들의 기개는 우리 민족이 간직한 가장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횡성보훈공원에 새겨진 군민들의 투쟁 기록과 춘천 의암 유인석 유적지, 화천의 3·1운동 기념비 등 강원 곳곳에 자리한 현충시설들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과 선열들의 결연한 의지를 고스란히 증언하며 전 국민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강원도민의 불굴의 항쟁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춘천시 신북읍에 위치한 강원광복기념관이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구한말 의병운동부터 기미년 만세 운동에 이르기까지 강원 영서와 영동을 아우르는 항일 투쟁의 기록을 고스란히 간직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강원의 험한 산줄기를 타고 흐르던 그날의 함성이 이곳 강원광복기념관을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 시대의 교훈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올해 2026년 3월, 국가보훈부가 선정한‘이달의 독립운동가’세 분의 성함은 우리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조화벽, 김향화, 이선경 지사는 성별과 신분,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우리 모두의 영웅들이다. 조화벽 지사는 개성에서 가져온 독립선언서를 버선 속에 숨겨 양양까지 운반하며 강원지역 만세운동의 도화선을 당기신 분으로, 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적인 독립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징적 인물이다. 또한 수원에서 기생들을 이끌고 만세 시위를 주도하며 사회적 편견에 맞선 김향화 지사와, 꽃다운 나이에 학생 항일 운동을 주도하다 감옥에서 순국하신 이선경 지사의 삶은 3·1운동이 남녀노소 각계각층이 한마음으로 일궈낸 거족적인 승리였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선열들의 희생은 오늘날 우리 국민 모두에게‘보훈’이라는 숭고한 숙제를 남겼다. 보훈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거나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분들이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우리 삶 속에 녹여내고 실천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강원서부보훈지청은 2026년 한 해 동안 강원광복기념관을 비롯한 관내 현충시설을 더욱 세심하게 정비하여 전 국민이 언제든 찾아와 선열들의 숨결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독립유공자와 그 유가족분들이 실질적으로 예우받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모두의 보훈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3·1절을 맞아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며 그날의 함성을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 우리 주변의 기념비와 유적지를 일상의 휴식처이자 교육의 장으로 마주하는 일은 우리가 선열들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정성 어린 보답이 될 것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끝까지 존중받고 기억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107년 전 강원의 산하를 넘어 온 강토를 흔들었던 그 뜨거운 함성이 2026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화합의 에너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