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학교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에 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성능평가를 받은 도내 학교 10곳 중 7곳은 여전히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 사업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과 함께 예산 집행 방식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안전공단)이 정혜경 의원실에 제출한 ‘2025년도 학교급식실 환기설비 성능평가 결과’에 따르면, 도내 점검 대상 18개교 가운데 13개교(72.2%)가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전국 301개 점검 학교 가운데 부적정 판정을 받은 54개교 중 24.1%(13개교)가 강원권 학교다. 권역별로 미달 판정 비율이 서울(77%)이 가장 높았고, 이어 강원, 인천(22%), 경북(8%), 광주(6%), 충북(5%), 전남·경기(4%), 대구·경남·세종·전북·제주·충남(0%)으로 집계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2022년부터 급식실이 설치된 도내 581개교를 대상으로 환기설비 개선 공사가 추진됐고, 지난해까지 3년간 308개교에 416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번 성능평가에서 기준 미달 학교가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사업 추진 방식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개선 사업의 추진 구조다. 규모가 큰 학교는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이 직접 업체 선정에 관여했지만, 상당수 학교는 학교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취재 결과, 도교육청은 308개교 가운데 대다수 학교가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하도록 했으며, 이와 관련한 전체 현황도 교육청 차원에서 별도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학교들은 일선 학교 현장에 발주 업무를 떠넘기고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공사를 맡긴 결과”라며 “국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불량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환기설비 개선 사업은 조리흄과 유해물질로부터 급식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업”이라며 “교육청은 왜 처음부터 책임있게 직접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이상수 도교육청 급식지원팀장은 “올해부터 환기시설 개선을 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이 직접 주관할 것”이라며 “부적합 판정을 받은 13개교는 2회 추경에 예산 반영을 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이후 강원도내 폐암확진을 받은 급식노동자는 총 3명이며 이 중 1명만 산재로 인정받았다. 전국 기준으로는 2021년 급식노동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승인된 이후 총 15명이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