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개방 요구에 7일 저녁까지 이란이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시설과 교량 등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이 민간시설 공격이 반복되면 한층 더 강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규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통합 조율하는 군부 합동최고사령부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KCHQ)는 6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KCHQ는 성명에서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되풀이된다면, 다음 단계의 공격 및 보복 작전은 훨씬 더 파괴적이고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성명은 이란 국영 IRIB 방송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공개됐다.
이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미국 대형 기술기업이 투자한 시설과 주변국의 주요 교량, 석유화학시설 등을 구체적인 타격 가능 대상으로 거론해왔다. 2일 카라지의 B1 교량, 5일 마흐샤르 석유화학단지 등 자국 민간 기반시설이 공격받은 뒤에도 “민간시설 공격은 두 배의 보복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실제 이란은 B1 교량 피격 이후 잠재적 보복 목표로 페르시아만 인접 국가의 주요 교량을 제시했다.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2일 보도한 목록에는 쿠웨이트의 ‘셰이크 자베르 알 아흐마드 알 사바’ 해상교량과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을 잇는 ‘킹 파드 코즈웨이’가 포함됐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자이드’ 다리와 ‘셰이크 칼리파’ 다리, 요르단의 ‘킹 후세인’ 다리, ‘다미아’ 다리, ‘압둔’ 다리도 거론됐다.
중동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측은 군사시설뿐 아니라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이 여파로 최근 10여년간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기술 산업 역시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유치한 대규모 기술 투자도 전쟁 이후 디지털 인프라가 전장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은 이와 관련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샘 윈터-레비 연구원을 인용, “이란은 미국과 페르시아만 국가 협력의 상징적 핵심인 테크 산업을 타격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IRGC는 지난달 31일 배포한 성명에서 18개 테크 관련 기업을 ‘적법한 타격 목표’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16곳은 미국 기업으로 시스코, HP, 인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메타, IBM, 델, 팔란티
어, 엔비디아, JP모건, 테슬라,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이 포함됐다. UAE 기업으로는 두바이의 사이버보안업체 ‘스파이어 솔루션즈’와 아부다비의 AI 기업 ‘G42’가 이름을 올렸다.
IRGC는 이들 기업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테러 작전’을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기업 직원들에게 1일 오후 8시까지 사업장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미 전쟁 초기인 3월 2일 AWS의 UAE 데이터센터 2곳과 바레인 데이터센터 1곳을 공격했고, 4월 1일에는 AWS 바레인 데이터센터 1곳을 추가로 공격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개장이 추진돼온 총사업비 300억 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사업은 26㎢ 규모로 미국 밖 최대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며, 시스코, 오픈AI, 오라클,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와 G42가 참여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발전소와 담수화시설, 공항 같은 인프라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석유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IRGC는 5일 쿠웨이트와 UAE의 석유회사 및 석유화학시설 등을 타격한 뒤, 이를 마흐샤르 석유화학단지와 카라지 B1 교량 등 자국 민간 기반시설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파르스통신은 기존의 석유·천연가스·화학 자산에 더해 전기·용수·증기 기반시설까지 포함한 새로운 ‘타격 목표 명단’을 공개했다.
















